동시에 군용 항공기의 창정비와 성능개량, 무인기 개발, 그리고 글로벌 수준의 항공 MRO(Maintenance, Repair, Overhaul) 역량을 바탕으로 방위산업과 정비산업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04년 보잉과 보잉 787 드림라이너 구조물 국제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으로 글로벌 민간 항공기 부품 시장에 진입했다. 2007년 1호기 납품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누적 1200대 납품을 달성했다.
현재 보잉 787의 후방동체, 레이키드 윙팁(Raked Wing Tip), 플랩 서포트 페어링, 애프터 바디 등 핵심 5개 구조물 제작을 맡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연간 120대 이상 생산이 전망된다.
에어버스와의 협력도 눈에 띈다. 2010년 에어버스 A320 시리즈 성능개선사업 국제입찰에서 일본, 프랑스, 독일 기업을 제치고 샤크렛(Sharklet) 제작사로 최종 선정됐다. 2012년 첫 납품 이후 지금까지 약 4200대에 달하는 샤크렛을 공급해왔다.
샤크렛은 항공기 날개 끝에 장착되어 공기저항을 줄이고 연료 효율을 높이는 구조물로, 대한항공이 설계부터 인증, 양산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고 수행하고 있다.
이어 2015년에는 A330neo 항공기의 샤크렛 제작 독점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2019년부터는 에어버스의 국제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인 'Wing of Tomorrow'에도 참여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혁신적 복합재 날개 기술 개발에 동참하며, 복합재 선행기술 공동개발이라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했다.
대한항공은 에어버스 A350 기종의 전·후방 카고도어 및 벌크 도어 800대 분량을 성공적으로 납품한 데 이어, 2020년 5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와 후속 400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항공기 운항 중 안정성과 직결되는 고정밀 복합재 구조물인 카고도어를 전량 설계·개발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사례다.
대한항공은 국방 분야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올해 4월 사업비 약 1조원 규모의 UH-60 블랙호크 헬기 성능개량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는 1991년부터 UH-60 헬기 130대를 제작한 데 이은 성과로, 기존 양산 기반과 항공정비 기술이 결합된 사업이다.
이외에도 공군 F-4 전투기 437대의 창정비, F-5, F-15, C-130, HH-60, CH-47 등 다양한 군용 항공기에 대한 성능개량 및 정비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F-16 수명연장 사업과 무인기 핵심기술 개발 사업도 수행 중이다.
특히 무인기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 수준의 체계 종합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체 라인업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며 감시정찰, 통신중계, 공격형 드론 등 다양한 용도의 무인기 플랫폼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올해 4월 미국 방산업체 안두릴(Anduril)사와 자율형 무인기(Autonomous Air Vehicles·AAVs) 개발 협력을 시작한 것이 좋은 사례이다.
대한항공은 MRO(유지·보수·정비) 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정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기체, 엔진, 부품을 아우르는 통합 정비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인천·김포·부산에 위치한 격납고를 중심으로 다양한 항공기 정비를 수행 중이다.
특히 항공기 엔진 정비에 강점을 갖고 있다. 1972년부터 항공기 엔진 수리를 시작해 2024년 현재까지 약 5000기의 엔진을 정비해왔으며, FAA(미국), EASA(유럽), CAAC(중국) 등 주요 항공당국으로부터 정비 인가를 받은 바 있다.
2021년에는 프랫앤휘트니(PW)사의 차세대 엔진 'PW1100G-JM'의 정비 협력사로 선정되며, 세계적인 'PW MRO 네트워크'에 공식 참여했다. 이후 2023년 10월 첫 초도 수주 물량을 입고하며 본격적인 정비를 시작했으며, 향후 연간 100대 이상의 GTF 엔진 정비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항공 정비 분야 최초의 대규모 수주 사례로, 대한항공의 기술력과 신뢰도를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대한항공은 엔진 정비 가능 모델을 기존 6종에서 GEnx, LEAP-1B 등을 추가해 9종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향후 Trent XWB 등 신기종 엔진 정비도 검토하고 있다. 부천 엔진정비공장에서 오버홀을 수행한 뒤, 영종도의 엔진 테스트셀(ETC)에서 최종 성능 시험을 거쳐 출고하는 체계적 절차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에 건설 중인 신규 엔진 정비공장이 2027년 완공되면, 연간 엔진 정비 능력이 현재의 약 100대에서 360대 수준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민수와 군수, 기체부터 엔진까지 아우르는 항공우주산업의 전 주기를 아우르는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항공 MRO 시장에서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구조물 제작, 군수사업, 정비산업을 아우르는 미래 항공산업의 선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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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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