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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행동주의 펀드 표적 우려 어쩌나···자사주 원칙적 소각에 상장사 초비상

증권 증권일반

행동주의 펀드 표적 우려 어쩌나···자사주 원칙적 소각에 상장사 초비상

등록 2025.06.11 17:33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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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지분율 낮은 기업 경영권 위협 확대자발적 상폐·EB 발행 등 선제대응 사례도 속출

행동주의 펀드 표적 우려 어쩌나···자사주 원칙적 소각에 상장사 초비상 기사의 사진


이재명 대통령의 자사주 원칙적 소각 의지에 상장사 전반에 긴장감이 확대되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들은 자사주 소각이 제도화될 경우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위협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사주 비중이 높은 상장사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이달 2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동안 부국증권(27.03%), 한화(21.03%), 신영증권(20.46%), 두산(20.25%), SK(19.89%), 부국증권(17.46%), HD현대(11.78%) 등이 급등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소각 기대감이 확대되면서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발행한 주식을 회사 자금으로 다시 사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자사주는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특히 자사주 매입 이후 소각까지 진행하면 총 주식 수를 줄여 지분율·배당 확대 등 최대한의 주식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자사주 소각 제도화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행보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지배주주의 우호 지분율이 급감해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특히 작년 말 '자기주식 보고서' 공시 의무화 등 자사주에 대한 자본시장 규제가 강화됐고, 최근 몇 년간 주주 행동주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행동주의 펀드들의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이에 VIP자산운용이 롯데렌탈 유상증자 철회를 요구하는 등 행동주의 펀드들이 기업 의사결정을 강제하려는 사례도 확대되는 추세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이 강제됨에 따라 자사주 비중이 높고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은 경영권 분쟁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며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가 소각되면서 행동주의 펀드 등 외부 세력의 경영권 위협에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시행될 경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70% 이상이면서 최대주주 지분율은 40% 이하인 기업 ▲자사주 비중이 최대주주 지분보다 큰 기업 ▲자사주 비중이 50%를 넘는 기업 등이 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상장사 중에는 세종텔레콤(60%), 신영증권(53.1%), 부국증권(42.73%), 일성아이에스(48.75%), 조광피혁(46.57%), 부국증권(42.73%) 등 자사주 비중 높은 중견 상장사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집단도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자사주 비율이 가장 높은 지주사는 롯데지주로 전체 주식 중 32.51%가 차지하고 있다. SK는 24.80%로 뒤를 이었으며 두산(18.16%), LS(15.07%), 신세계(10.94%), HD현대(10.54%), 삼성물산(8.78%), 포스코홀딩스(8.48%) 순이다.

대선 공약에서 언급된 자사주 소각 제도화의 구체적 윤곽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려는 상장사들의 움직임이 포착된다. 우선 텔코웨어에 이어 신성통상은 자발적 상장폐지에 나섰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상장폐지 시도에 나선 신성통상은 전체 지분의 16.13%를 매수한다. 신성통상의 주요 주주는 가나안(45.63%), 에이션패션(20.02%)이며 염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은 18.22%다. 현행 법상 최대주주 주식과 자사주 합계가 발행 주식의 95%를 넘으면 자진 상장폐지를 진행할 수 있어 적은 공개매수 자금으로 상장폐지를 추진하기 수월한 구조다.

일각에선 자사주를 담보로 한 교환사채(EB) 발행도 추진 중이다. EB는 투자자가 일정 기간 후 보유한 채권을 발행사의 주식(자사주 또는 타사주)으로 교환할 권리가 부여된 회사채다. 지난달 LS그룹은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 EB를, SK그룹 계열사인 SKC는 재무적투자자(FI)에 3100억원 규모의 영구 EB를 각각 발행하기로 했다. 바른손과 SNT홀딩스, SNT다이내믹스, 동성제약, LG화학, 아이마켓코리아 등도 지난달 이후 교환사채 발행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자사주 소각하면 경영권 방어 수단은 영영 사라지지만, EB를 발행하면 자금 확보는 물론 지배주주의 우군을 만드는 일에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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