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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장남 구형모의 미미한 존재감···경영 승계 '안갯속'

산업 재계 LX 3주년 明暗

장남 구형모의 미미한 존재감···경영 승계 '안갯속'

등록 2024.04.18 07:47

수정 2024.04.18 07:49

차재서

  기자

구본준, 그룹 싱크탱크 아들에 맡겼지만 첫 해 영업익 2.7억원···M&A도 지지부진 "검증되지 않은 재계 인사" 평가 지배적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독립경영 3년차를 맞은 LX그룹의 또 다른 문제는 오너일가(家) 구형모 LX MDI 사장의 미미한 존재감에서 출발한다. 올해 만 73세인 구본준 그룹 회장(1951년생)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세대교체가 시급하지만 당장 후계자가 보이지 않는 탓에 늘 승계를 둘러싼 의구심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본준 회장의 장남 구형모 씨는 LX홀딩스 자회사 LX MDI를 이끌며 일종의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를 향한 외부의 시선은 우호적이지 않다. LX에 몸담은 기간이 짧을뿐더러 성과도 없어 '검증되지 않은 재계 인사'라는 평가가 앞선다.

1987년생 구형모 대표는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인물이다. 그는 2014년 LG전자에 대리로 입사한 이래 2021년 5월 LX홀딩스로 이동하기 전까지 LG전자 일본법인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LX홀딩스로 자리를 옮긴 뒤엔 경영기획 파트를 담당했고 이듬해 상무에서 전무, 부사장까지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일단 재계에선 구형모 대표가 장차 구본준 회장의 자리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집안에 경쟁자가 없고, 장자 승계를 우선으로 하는 '범(汎)LG가'의 가풍을 고려했을 때 LX도 구형모 대표 중심의 승계를 시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구본준 회장이 계열분리 이후 LX MDI를 만들어 아들에게 맡겼을 때도 명분을 만들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게다가 구형모 대표는 LX홀딩스 11.9%의 지분을 들고 있다. 아버지 구본준 회장(19.99%)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그는 2021년 12월 구본준 회장으로부터 지주사 주식 850만주를 증여받음으로써 단숨에 2대 주주로 올라선 뒤 꾸준히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다만 구형모 대표에게 아쉬운 부분은 오너가 일원이라는 타이틀에 비해 성적이 초라하다는 대목이다. 현재 맡고 있는 회사가 가까스로 적자를 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주력 분야라 할 신사업 전략 수립이나 인수합병(M&A) 등 영역에서도 내세울 만한 실적을 내지 못해서다.

실제 LX MDI의 경우 출범 첫 해인 2024년 매출 85억4400만원과 영업이익 2억7100만원을 내는 데 그쳤다. 2022년 12월 문을 연 이 회사는 계열사를 대상으로 경영컨설팅과 인재 육성, IT·업무 인프라 혁신 등을 제공하고 M&A를 포함한 전략을 설정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그룹 싱크탱크인 셈이다. 다만 그룹 계열사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영업익이 3억원을 밑도는 것은 마땅한 수익 모델이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여기에 LX는 M&A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포승그린파워와 LX글라스를 사들이는 등 성공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굵직한 인수전에선 모두 이름만 올렸다가 번번이 막판에 발을 빼며 체면을 구겼다. 일례로 LX인터내셔널은 태영그룹의 종합환경기업 에코비트가 매물로 나오자 곧바로 검토에 착수했지만 결국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은행의 HMM 지분 매각 때도 마찬가지다. 최종입찰적격자로 선정돼 실사까지 마치고도 본입찰엔 참여하지 않았다.

물론 기업이 자신들의 전략과 재무적 상황에 따라 M&A를 밀어붙이거나 포기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러나 LX에 유독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책임자의 안목이나 결단력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재계는 진단한다.

이에 일각에선 구형모 대표가 구본준 회장의 후계자로서 입지를 다지려면 그룹 핵심 사업의 성과로 자신의 경영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같은 항렬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20년 가까이 일반 가전과 TV 등 주력 사업본부를 오가며 경험을 쌓은 뒤 그룹 총수로 취임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형모 대표가 단숨에 부사장까지 오르며 이름을 알리긴 했지만, 워낙 그 기간이 짧고 성과도 부족해 역량을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후계자로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자 한다면 스스로 사업에 뛰어들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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