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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영업익 27조원 올린 현대차·기아···왕좌 지킬 관건은 '전기차'

산업 자동차

영업익 27조원 올린 현대차·기아···왕좌 지킬 관건은 '전기차'

등록 2024.01.26 07:35

박경보

  기자

SUV·HEV 중심 믹스개선으로 사상 최대실적 경신美·歐 판매호조 앞세워 '글로벌 톱3' 2년 연속 수성올해는 수익성 훼손 불가피···신형 EV 흥행여부 주목

영업익 27조원 올린 현대차·기아···왕좌 지킬 관건은 '전기차' 기사의 사진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27조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SUV와 하이브리드 중심의 판매 확대와 믹스 개선이 수익성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다만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가 본격화된 올해는 전기차 신차의 활약에 따라 실적의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과 영업이익은 각각 162조6636억원, 15조1269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1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기아도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 99조8084억원, 영업이익 11조6079억원을 달성하며 새 역사를 썼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5.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60.50%나 급증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나란히 상장사 영업이익 1‧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 14년간 '실적킹' 자리를 지켰지만 지난해 7조원대의 영업이익에 그치면서 왕좌를 내주게 됐다.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무려 26조7348억원에 달한다. 이는 기존 역대 최고 실적인 17조529억원(2022년)을 10조원 가량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와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의 판매호조를 바탕으로 2년 연속으로 글로벌 '톱3' 자리를 사수했다. 지난해 현대차는 전년 대비 6.9% 늘어난 412만6898대를 판매했고, 기아도 6.4% 증가한 308만7384대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합산 판매량은 730만3898대다.

테슬라 뛰어넘은 수익성···글로벌 판매도 700만대 돌파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업계 최고 수준인 9.3%, 11.6%에 달했다. 비싼 전기차만 판매하는 테슬라(8.2%)도 현대차‧기아의 수익성에 미치지 못했다.

아직 대부분의 경쟁사들이 지난해 판매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현대차‧기아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완성차업체는 토요타와 폭스바겐그룹 뿐이다. 토요타는 이미 지난해 11월까지 1022만대를 판매했고, 폭스바겐그룹의 지난해 판매 실적은 924만대다. 스텔란티스, 르노-닛산얼라이언스, 혼다, GM, 포드 등은 모두 700만대를 밑도는 성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기아가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SUV·제네시스·전기차 등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 호조가 첫 손에 꼽힌다. 고금리로 인한 신차 수요 둔화와 인센티브 상승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건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지난해 현대차의 고수익차종 판매 비중은 약 60%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SUV 판매 비중(53.9%)은 전년 대비 2.4%p 상승했다. 특히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친환경차는 전년 대비 37.2% 늘어난 69만5382대를 기록했다. 전기차 시장이 다소 둔화되는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의 성장세가 가팔랐다. 현대차의 지난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약 37만대로, 전체 매출의 약 9%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올해도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28%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량도 전년 대비 18.2% 증가한 57만6000대로 집계됐다. 하이브리드는 전년 대비 20.8% 증가한 30만6000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15.5% 늘어난 8만8000대 판매됐다. 전기차(18만2000대) 판매량도 전년 대비 15.3% 늘었다.

기아가 지난 10월 12일 경기 여주시 마임비전빌리지에서 열린 '2023 기아 EV Day'에서 'EV3' 콘셉트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기아가 지난 10월 12일 경기 여주시 마임비전빌리지에서 열린 '2023 기아 EV Day'에서 'EV3' 콘셉트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인센티브 늘고 수요는 줄고···"EV3·4 상품성 확보 관건"

다만 경쟁사들이 생산능력을 회복한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경쟁이 매우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아의 북미 인센티브는 지난해 말 기준 1812달러까지 치솟은 상태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약 30%나 높은 수준이다. 특히 그간 누적됐던 대기수요도 소진되면서 지난해 4분기엔 판매물량과 실적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유럽 등 주요국 점유율은 2019년 이후 매년 1%p 이상 상승해왔다. 다만 현대차‧기아의 자체 경쟁력 보다는 경쟁사들의 생산차질에 따른 반사수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올해는 새롭게 출시하는 전기차의 활약이 매우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현대차는 대형 전기SUV 아이오닉7을, 기아는 보급형 전기차 EV3와 EV4를 연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는 신차효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20만대였던 전기차 판매량을 50%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주우정 기아 부사장도 "앞으로 판매와 수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전기차는 중장기적으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예정"이라면서도 "볼륨 모델인 EV3·EV4·EV5은 무조건 성공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아는 주요모델의 잔존가치가 높아지는 등 수년간 상품 경쟁력이 개선돼 시황 둔화에도 실적 방어력이 높다"며 "기존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출시일정이 연기되는 가운데 EV3‧4‧5가 높은 상품성을 보여준다면 중장기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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