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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전문가들 "정부 상생금융 강요···부작용 분명 있다"

금융 금융일반 흔들리는 금융시장

전문가들 "정부 상생금융 강요···부작용 분명 있다"

등록 2024.01.25 07:00

수정 2024.01.25 08:57

이지숙

,  

이수정

  기자

이자 캐시백에 보험료·가산금리 인하까지은행, 4분기 실적반영으로 순이익 직격탄"정부, 금융 공공재로 인식···비은행 더 위험"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의 경우 순이익이 크게 줄고, 보험·카드사 역시 순익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금융사의 실적이 좋다고 해서 금융권에 사회적 책임을 무리하게 강제하는 것은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현재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은 '이자장사'로 지적받은 은행을 비롯해 보험, 카드사 등 국내 거의 모든 대형 금융사에 손을 뻗치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은행은 직접적인 금융지원을 포함 '이자 캐시백' 등 다양한 상생 카드를 내놓고 있다. 보험사들도 상생금융에 동참하기 위해 가산금리·자동차보험료 인하 등에 나서고 있으며, 카드사 역시 카드수수료 인하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낮아지는 4분기 실적 전망···출혈 커지는 금융권
오는 31일 하나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실적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추정치를 일제히 내려 잡고 있다. 민생금융지원 방안에 따라 은행들이 4분기에만 약 1조4000억원의 비용을 인식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추가 충당금, 부동산PF 추가 충당금 등이 상당 규모 적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6개 금융지주·은행의 지난해 4분기 합산 지배주주 순이익은 1조8795억원으로 컨센서스(시장평균전망치)를 34%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컨센서스 대비 약 2000억원 가량 낮은 지배주주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경우 각각 상생금융 비용이 2000억~3000억원 가량 발생하고 4분기 실적에 금액 대부분을 반영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 비중이 큰 금융지주사들도 4분기 출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민생금융 지원방안에게 가장 큰 금액을 부담하는 KB금융의 경우 4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컨센서스가 당초 5576억원이었지만 NH투자증권은 최근 전망치를 3320억원으로 40.5% 낮춰 잡았다. 신한금융도 4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전망치가 4600억원으로 컨센서스 대비 33% 낮아졌으며 하나금융도 6009억원에서 4060억원으로 32.4% 감소했다.

이에 대해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은행의 영업실적이 좋다고 해서 은행에게 모든 부담과 사회적 비용을 떠넘기려고 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사실 은행도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이다. 현재 이 같은 제약을 가하는 행위에 대한 부작용도 향후 분명히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도 수익성 '빨간불'···"비은행 더 어려워진다"
최근 자동차보험료와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금리를 줄줄이 인하한 보험사들도 수익성 하락에 대한 부담감을 떠안게 됐다.

특히 상생금융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2%대 중반의 자동차보험료 인하계획을 발표한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손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삼성화재, 현대해상, 롯데손보, KB손보 등은 일제히 자동차보험료를 2~3% 가량 인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손해보험사가 보수적으로 3%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5개사 자동차 보험손익은 기존 대비 51.2%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자동차보험 비중이 높은 현대해상은 자동차 보험손익과 전체 보험손익이 각각 55.9%, 12.5%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의 경우 보험손익이 7.5%, DB손해보험도 7.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감독원의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 산정체계 점검 후 보험업계가 가산금리를 내리고 있는 점도 우려된다. 보험계약대출에 따른 이자 수익은 보험사 미래이익인 보험계약마진(CSM)에 영항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료를 2% 가량 낮추면서 이미 4000억~6000억원 정도 손실을 봤다"면서 "정부의 상생금융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IFRS17(새회계제도) 시행과 동시에 이번 상생금융 시류의 일환으로 가산금리까지 낮추면서 실적 감소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상생금융 요구에는 어느정도 공감하나 이에 앞서 금융권과의 사전논의, 금융 규제완화 등이 동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금융을 공공재로 보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지금과 같은 규제와 상생금융 강요가 반복되면 은행의 경우 버틸 체력이 되지만 카드, 보험 등 비은행권의 경우 수익이 많이 떨어질 것이다. 수익성 악화로 인해 리스크 관리도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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