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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짙어지는 매물說

등록 2023.10.23 16:15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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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이어 두 번째 주가조작 사태 연루영풍제지 미수금 4943억원, 반대매매로 회수 '의문'오너·위기관리·경영 리스크에 실적 저하까지 '악재 산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여의도 증권가를 흔드는 '주가조작' 사태에 키움증권이 또다시 거론됐다. 동시에 매물 설도 수면 위로 다시금 떠올랐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에 이어 실적 하락까지 피할 수 없게 되자 매각설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기준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 계좌에서 미수금이 발생했다. 미수금 규모는 약 4943억원이다. 이는 지난 상반기 키움증권의 순이익인 4258억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키움증권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며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키움증권의 미수금 규모가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라며 손실이 감소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구체적인 손실 규모는 영풍제지의 주가 등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며 "영풍제지 모기업 대양금속이 주식담보 대출을 차입했기에 채권 은행의 추가 매도가 있으면 주가 하락으로 키움증권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수금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영풍제지 기업가치를 고려하면 거래재개 후 쏟아지는 매도 물량을 받을 곳이 없을 것"며 "현 미수금의 10%라도 손에 쥐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시할 사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밝힌 것은 내부에서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며 "위기관리 실패를 알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키움증권의 경영진 이슈에 실적 하락까지 거론되자 인수합병(M&A) 시장에선 키움증권이 조만간 매물로 나올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키움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을 확보하며 초대형 IB(투자은행)으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4월 차액결제거래(CFD)발 주가조작 사태가 벌어졌고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김익래 전 회장의 친형 연루설이 제기되면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초대형IB로 도약하기 위해선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외에 위험관리 내부통제를 위한 시스템 구축과 회사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김익래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주가조작 사태 연루설 진화에 나섰지만 되려 키움증권 매물 설에 불을 지폈다.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김 전 회장의 사퇴가 의문을 낳은 것이다. 일각에선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다우키움그룹은 증권사를 강제 매각해야 하는데 이를 감안한 선제적 조치라는 분석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키움증권 매물 설은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로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풍제지 사태로 키움증권의 손실은 물론 고객 이탈까지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고객 이탈이 발생한다면 리테일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이 이익을 내긴 더 어렵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제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키움증권에 대해 리스크 관리 실태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4월 CFD발 주가조작 사태 이후 대다수의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에 힘을 쏟은 것과는 반대로 간 결과"라며 "이익을 좇는 경영 방침이 리스크를 발생시키는데, 여기에 대주주 적격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확정된다면 매물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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