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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美 의약품 시장 곧 '1000조' 연다···"철저한 정보수집, 네트워트 구축 필요"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美 의약품 시장 곧 '1000조' 연다···"철저한 정보수집, 네트워트 구축 필요"

등록 2023.10.02 17:04

유수인

  기자

보산업 '2023 미국 글로벌 제약시장 수출지원 보고서' 발간바이오 이니셔티브, IRA 등이 미칠 영향 등 분석해야 사보험 시스템 활용, 현지 환경·문화적 차이 이해 등 필요

미국 의약품 시장은 지난 2017년 4650억 달러(630조원)에서 지난해 6290억 달러(852조원)로 성장했으며, 향후 5년간 250개의 신약이 출시되면서 오는 2027년에는 7630억 달러(1034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미국 의약품 시장은 지난 2017년 4650억 달러(630조원)에서 지난해 6290억 달러(852조원)로 성장했으며, 향후 5년간 250개의 신약이 출시되면서 오는 2027년에는 7630억 달러(1034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에 진출하려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성공적인 진입을 위해선 현지 정보수집과 네트워크 형성, 가격책정을 통한 사보험 시장 등재 전략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2023 미국 글로벌 제약시장 수출지원 보고서'를 통해 미국 시장 현황과 진출 시 고려해야 할 점들을 공개했다.

보고서를 보면, 의약품 시장 조사 기관 아이큐비아(IQVIA)는 미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약 40%)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의약품 시장은 지난 2017년 4650억 달러(630조원)에서 지난해 6290억 달러(852조원)로 성장했으며, 향후 5년간 250개의 신약이 출시되면서 오는 2027년에는 7630억 달러(1034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인구는 전체 세계 인구의 4.23%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다. 지난 2021년 미국 내 사망자는 총 346만4231명으로 전년보다 8만502명 증가했다. 가장 흔한 사망 원인 1위는 심장병(20.1%)이었으며, 이어 암(17.5%), 코로나19(12.2%), 사고(6.2%), 뇌졸중(4.7%) 순이었다.

올해 기준 미국의 비만율은 36.2%로 세계 12위인데, 비만은 특정 유형의 암, 관상 동맥 질환, 제2형 당뇨병, 뇌졸중 및 심혈관 질환의 위험 증가와 조기 사망률의 현저한 증가와 관련된 주요 건강 문제로 꼽힌다. 이에 국제당뇨병연맹(IDF)은 미국 당뇨 치료제 시장이 환자 규모로는 전 세계의 6%에 불과하나, 비용기준 점유율은 40%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가격 통제, 높은 만성 질환 발생률 및 의료에 대한 상당한 자금 지원을 통해 다국적 제약회사에게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현지 시장 진출에 있어선 다양한 위험 요인 존재한다. 특히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행정명령' 정책과 '인플레이션 감소법'(IRA) 등이 미치는 영향 등을 잘 분석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바이오 행정명령에는 향후 5년 내 광범위한 합성 생물학 및 바이오 제조 능력을 구축해 소분자 약물에 대한 원료의 최소 25%를 자국에서 생산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그간 미국은 생산원가 절감과 환경규제 회피 등의 목적으로 원료의약품(API) 제조설비의 대부분을 해외로 이전했다. 현재 미국 내에 소재한 제네릭의약품 API 생산시설은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자급률 저조로 미국에서는 의약품 부족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올 1분기 미국 내 약물 부족 현상은 301건으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평균 의약품 부족이 약 1.5년 동안 지속되는 동안 항암제를 비롯한 15개 이상의 중요 의약품은 10년 이상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미국은 자국 내 제조시설에 대한 지원 정책을 통한 자국 생산 확대, 동맹국과 협력을 통한 공급처 다변화 등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질관리 조사 요청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 필수 의약품에 대한 전략적 협력 체계 구축 등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 리스크에 공동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보고서는 생산시설에 대한 대미 투자 검토를 통해 미국 정부의 공급망 안정화 기조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우리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들의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내 CDMO 인프라는 포화 상태이나 정부가 제조 강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미국 내 의료·제약 생산시설 및 거점 확대가 예상되고, 한국기업의 인센티브 혜택 수혜 및 현지 생산의 주도권 확보가 가능한 상황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바이오 파운드리의 대미 투자가 많을 것으로 보여 관련 장비, 공정, 패키징 분야 등 유망 분야 적극 진출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내 위탁생산(CMO) 시설 운영으로 고객사와 긴밀한 소통과 피드백 창구를 만들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했다.

또 미국에서는 항암제 개발 및 임상시험이 전체 임상시험의 40%에 이르고 있어, 항암제 개발 관련 기업과 라이선스 아웃, 기술 거래, M&A 등으로 관련 분야 진출을 모색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다만 IRA의 처방약 약가 개혁의 추세는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약가 인하 정책이 유지되면, 글로벌 제약사들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R&D 동력이 떨어지게 되고 이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사의 해외 기술수출도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보고서는 성실한 사전 조사, 철저한 시뮬레이션, 현지 전문가 및 경험자들의 조언 등을 활용해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 한미생명과학인협회(KAPAL)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이 현지 진출 시 겪는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언어의 장벽, 규제/비자 등과 관련된 행정적 문제의 미흡한 처리, 현지 인력 채용 및 관리의 어려움, 네트워크 기반의 부족 등이 꼽힌다.

이에 인사 및 사업운영의 철저한 현지화, 고임금 및 유연한 근무 조건에 대한 이해와 수용 등 현지의 환경과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극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뉴저지 등의 대형 바이오 클러스터 입주를 통해 임상, 인허가, 특허 정보, 제조시설 건설 정보 등을 수집하고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보고서는 가격책정을 통한 사보험 시장 등재 전략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미국 시장은 최근 바이오시밀러가 가장 빠르게 성장한 시장으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97% 성장했다. 같은 기간 유럽 시장(48%)과 비교해도 매우 높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를 미국 3대 PBM(처방약급여관리회사)중 하나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 산하 옵텀의 공보험 등재해 오리지널 휴미라 대비 단 5% 낮은 6576달러(891만원)로 책정하는 고가 전략을 펼쳤다. 약가를 높이면 마진이 많이 남고, 리베이트 재원이 늘기 때문에 PBM과 협상 시 유리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도 중소형급 PBM 처방 권고목록에 올라가고, 주요 사보험사 시그나헬스케어 처방집에 등재돼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제조사도매가격(WAC)은 미국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경쟁하는 8개 업체 중 최저가인 1038달러(140만원)로 책정했다.

보고서는 "이는 오리지널 대비 85% 낮은 가격으로, 가격 경쟁력을 중요시하는 공보험 등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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