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일색' 관행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 돼 애널리스트의 지적재산권 인정 제도 필요성 대두 제도적 변화 필요.. 업무 규정상 '무료열람' 조건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금융감독원은 자본시장감독국 주재로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소집해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대형증권사와 중견증권사, 외국계증권사 등 총 10곳의 리서치센터장들이 참석했다.
이날 금감원은 매수 의견이 절대다수를 차지 중인 증권사의 관행을 개선하고자 업계의 의견을 모았다. 개선 방안으로는 성과보수체계 개선과 독립리서치 등의 유료화 논의가 오갔다.
금융투자협회의 증권사 리포트 투자등급 공시에 따르면 전일 기준 국내 증권사의 90% 이상이 매수 의견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의 10%~26%가 매도 의견인 반면 국내 증권사는 0%대 수준에 그쳤다.
앞서 감독당국은 리포트 '매수 일색' 관행을 손보고자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023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투자자들이 유튜브 같은 사적인 정보에 의지하는 데는 제도권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며 "독립리서치와 관련한 정책을 올해 주된 방향의 하나로 추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감독당국의 의지와는 달리 유료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해외와 국내의 투자문화와 제도적 차이가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외국과 달리 국내는 리포트를 규정에 따라 리포트를 무료로 공개 중이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에서 '금융투자회사는 조사분석자료를 투자자들이 무료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어서다.
독립리서치 알음이 애널리스트의 질적 개선과 리포트 유료화를 위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증권사의 방향대로 보고서를 쓸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최성음 알음리서치 연구원은 "금융선진국에서는 보고서를 유료로 배포하는 것을 기준으로 운영하지만 국내에서는 무료로 배포하도록 규정해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리포트가 유료화되면 매도 보고서가 많이 나오고, 중·소형주 발굴도 늘어날 것"이라며 "애널리스트의 지적재산권도 음반시장에서의 음원 소유권을 인정하는 수준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애널리스트 출신 업계 관계자는 리포트 유료화에도 매도 의견을 내기란 쉽지 않으리라 전망했다. 그는 "기업에서 매도 의견을 내는 것을 싫어해 애널리스트 입장에서 매도 의견을 내기는 쉽지 않다"며 "매도 의견에 증권사에 대한 보복이나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어 유료화에도 매도 의견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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