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오너리스크 언급 없이 실적 칭송 잠재적 고객에 대해 정확한 분석 어려워
셀트리온이 '오너 리스크'에 휘청이는 동안 국내 증권사들은 고객사 눈치 보기에 한창이다. 통상 오너리스크 발생 시 회사에 대한 평가를 자제하거나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보고서가 주를 이루지만 셀트리온은 반대다. 오너리스크가 확연함에도 증권사들은 앞다퉈 셀트리온의 '매수'를 권하고 있다.
9일 오전 10시35분 기준 셀트리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97%(9700원)오른 17만2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14일부터 줄곧 주가가 내렸던 셀트리온은 이날 증권가에서 쏟아진 '매수' 리포트에 힘을 받는 모습이다.
이날 하나증권과 한국투자증권, SK증권,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NH투자증권은 셀트리온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한 보고서를 냈다. 전일 KB증권에서 '후속 바이오시밀러와 신약으로 향후 성장 동력 확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낸 데 이어 다수의 증권사들이 호의적인 보고서를 낸 것이다.
보고서들은 셀트리온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SK증권은 '2020년 랠리의 기억이 되살아나게 해준 호실적', 키움증권은 '신제품 줄줄이 대기. 수익성 개선 전망', 한국투자증권은 '별 일 없습니다'라는 제목 하에 ▲바이오시밀러 매출 성장 지속 ▲미국에서의 램시마SC는 신약을 거론했다. NH투자증권도 '램시마SC 확대로 매출총이익률(GPM) 정상화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증권사들이 서 회장의 혼외자 문제 등을 애써 모른척 하고 있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과 3사 합병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든 고객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척을 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성남지원은 지난해 6월 22일 서정진 회장에게 20대와 10대 두 딸을 친생자로 인지하라고 결정했다. 이는 두 딸이 청구한 친생자인지 청구 소송의 조정 성립의 결과다. 법원의 판단으로 서 회장 호적에는 기존 두 아들 외 두 딸이 추가로 등재됐다.
또한 올해 초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친인척·혈족의 범위에 '민법에 따라 인지한 혼외자의 생모'라는 조건이 추가되며 두 딸의 친모인 A씨가 대표로 있는 서린홀딩스와 서원디앤디가 올해부터 셀트리온 계열사로 신규 지정되며 관련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서 회장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님들께서 제게 부여한 소임을 끝까지 수행해 회사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남은 인생은 늘 낮은 자세로 깊이 성찰하며 살겠다"며 "다시 한번 제 개인의 부끄러운 모습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주주 여러분께 정중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혼외자 2명이 친생자로 인정됨에 따라 향후 상속 분쟁 가능성도 농후하다. 규모는 2조원 이상이 거론된다. 셀트리온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자칫 경영권 분쟁까지 발생한다면 회사와 주주 모두에게 부담이 된다.
이황희 덕성여대 교수와 조용민 고려대 교수는 최근 한국재무관리학회지인 재무관리연구에는 '오너리스크가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단기 주가 반응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실증분석 결과 오너의 위법행위가 해당 기업의 기업가치를 훼손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위법행위 사건일을 전후로 주식시장에서 음의 누적초과수익률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기업의 감시 시스템하에서 완벽하게 통제되지 않는 오너 개인의 각종 위법행위가 선량한 개인투자자들에게 전가돼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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