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톡신 전쟁' 메디톡스로 힘 기우나···대웅·휴젤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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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신 전쟁' 메디톡스로 힘 기우나···대웅·휴젤 "문제 없다"

등록 2023.02.13 14:52

유수인

  기자

매출 고공행진 중인 '나보타·보툴렉스''영업비밀 침해' 민사1심 메디톡스 '승' "글로벌 사업 그대로···안정적 성장할 것"

'톡신 전쟁' 메디톡스로 힘 기우나···대웅·휴젤 "문제 없다" 기사의 사진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두고 대웅제약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민사 1심 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톡신 시장 내 주도권 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제약․바이오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를 포함해 국내 대표 보툴리눔 톡신 기업으로 꼽히는 대웅제약과 휴젤은 입장문을 내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민사 판결이 글로벌 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부장판사 권오석)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제기한 500억원 규모의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의 청구소송 1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에 400억원을 지급하고, 보툴리눔 균주도 넘겨야 한다고 판결했다. 또 일부 균주를 활용해 만든 완제품을 폐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제제 '나보타'의 미국, 유럽 등 글로벌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파트너사 에볼루스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민사 판결은 주보 또는 누시바(국내 제품명 나보타)의 생산과 수출 또는 해외 판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실제 에볼루스는 지난 2021년 2월 메디톡스와 합의를 통해 대웅제약-메디톡스 양사간 한국 소송 결과에 관계없이 에볼루스의 지속적인 제조 및 상업화를 규정한 바 있다.

당시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행정소송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대웅제약의 제조공정 도용을 인정하며 나보타의 미국 수입을 21개월 동안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에볼루스가 합의에 나서며 미국 내 소송이 취하되고 수출도 재개됐다.

합의 내용에는 민사 1심 결과와 상관없이 대웅제약이 나보타를 제조해 에볼루스에 수출할 수 있는 권리와 에볼루스가 제품을 계속 상업화 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나보타'는 대웅제약의 캐시카우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선진국을 포함해 60여개국에서 품목 허가를 획득했고, 최근 국내 기업 최초로 싱가포르 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글로벌 사업 진행에는 문제가 없으나 이번 판결이 명백한 오판인 만큼 항소를 통해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메디톡스가 2017년 1월 산업기술유출방지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형사 고소한 건에 대해서는 검찰이 대웅제약의 혐의가 없다며 증거불충분 결정을 내렸는데, 이와 상반된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민사1심 판결은 지난해 2월 4일 서울중앙지검이 광범위한 수사 끝에 '압수수색, 디지털 포렌식, 증인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메디톡스 고유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기술이 대웅제약으로 유출됐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내린 무혐의 처분과 완전히 상반된 무리한 결론"이라며 "대웅제약은 즉각 모든 이의 절차를 진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민사 1심 판결문을 수령하는 즉시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통해 나보타의 생산과 판매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한편 항소를 통해 상급심에서 1심의 명백한 오판을 바로잡을 것"이라며 "자체기술과 최고의 품질이 입증된 대한민국 대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안정적인 성장을 통해 국익 창출과 동시에 K-바이오의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전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휴젤은 "메디톡스-대웅제약 간의 소송은 당사와 전혀 무관한 분쟁"이라고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도 "당사는 2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독자적인 연구 및 개발과정을 인정받으며 지금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왔다"며 "기술력과 제품의 우수성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휴젤은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소송전을 펼칠 당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며 메디톡스를 제쳤고, 현재까지 국내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 등의 해외 성장으로 인해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2817억원, 영업이익 1025억원, 당기순이익 617억원 등 역대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매출총이익 또한 23.6% 급증한 218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4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각각 800억원, 30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보툴렉스'는 중국, 태국, 대만, 브라질 등에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으며, 유럽은 주요 11개국을 포함, 총 20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휴젤의 성장세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메디톡스는 이 회사를 상대로도 보툴리눔 톡신 균주 및 제조공정 도용 혐의로 지난해 3월 ITC에 수입금지를 요청한 바 있다.

휴젤 측은 "당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개발시점과 경위, 제조공정 등이 문제가 없음이 분명하게 확인될 것"이라며 "메디톡스와 대웅제약간의 소송 결과도 미국에서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당사의 소송에 그 어떠한 장애가 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휴젤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1위 기업으로서 견고한 입지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 최초로 중국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2023년에 미국 시장에도 진출함으로써 명실상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서는 대형 보툴리눔 톡신 기업간 진흙탕 싸움이 업계 전반으로 번질까 우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휴온스바이오파마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보툴리눔 톡신 생산업체간 균주 도용 이슈와 자사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휴온스글로벌의 자회사인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용 리즈톡스와 수출용 휴톡스의 허가를 받아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보유 중인 균주의 전체 유전자서열 분석을 완료해 모든 결과를 질병관리청에 제출했다. 또 질병청에서 진행한 조사에서도 균주 확보에 대한 경위, 균주 개발과정 및 보고서 등 모든 관련서류를 제출했다"며 "그 결과, 그 어떠한 이슈도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균주의 도용문제를 이슈화하고 있는 업체가 지난 2016년 공개한 균체의 전체 유전자서열은 376만572개이나, 자사가 보유중인 보유균주의 전체 유전자서열은 384만1354개로 8만782개의 유전자적 분석 차이가 난다"며 "두 균주가 2.1% 이상의 다른 유전자 서열을 지니고 있어 학문적으로도 동일균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휴온스바이오파마는 명확한 유전적 특성과 생화학적 특성을 확보한 균주를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진출을 더욱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메디톡스는 2006년 국내 최초 및 세계 4번째로 A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 상업화에 성공하며 독과점적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고속성장한 보툴리눔 톡신 전문 기업이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는 국내 톡신 매출 1위 기업을 유지했다.

그러나 '균주 출처'를 둘러싼 대웅제약과의 법적 공방으로 회사의 매출은 고꾸라졌다.

게다가 메디톡스는 소송 기간 동안 매년 수백억원대 비용을 지출해왔다. 이는 고스란히 판매관리비에 반영됐는데, 이에 메디톡스의 매출액은 2019년 2059억원에서 2020년 1408억원으로 30% 이상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37억원에서 628억원 감소한 371억원의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메디톡스는 이번 소송에서 '완승'을 거뒀다는 입장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법원의 판결은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등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과학적 증거로 내려진 명확한 판단"이라며 "이번 판결을 토대로 메디톡스의 정당한 권리보호 활동을 확장해 나갈 것이다.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불법 취득해 상업화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추가 법적 조치를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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