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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장부 공개 분쟁' 휘말린 래몽래인, 주주 연쇄 반란 이어질까

증권 종목 stock&톡

'장부 공개 분쟁' 휘말린 래몽래인, 주주 연쇄 반란 이어질까

등록 2023.01.19 07:01

정백현

  기자

'지분 5%' 초기 투자자, "유증 석연찮다" 반기회계장부 열람 청구 소식에 일시적 주가 급등유증 후 신주상장 여파에 주가 다시 제자리로경영현안 의문 갖는 주주들 연대 여부가 변수

'장부 공개 분쟁' 휘말린 래몽래인, 주주 연쇄 반란 이어질까 기사의 사진

지난해 말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공동 제작사로 이름을 알린 코스닥 상장사 래몽래인이 경영권 분쟁설로 인해 주가가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회사 상장 이전부터 래몽래인에 투자한 벤처캐피탈 측이 래몽래인의 최근 유상증자가 석연치 않다면서 회계장부 열람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자 이번 회계장부 열람 요구가 경영권 분쟁의 서막이 될 것이라는 예측에 주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장부 열람을 요구한 투자사 측의 지분이 워낙 적어서 회계장부 열람 요구가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다는 래몽래인 측의 해명이 나온 이후 다시 주가는 급등 이전 상황으로 돌아갔다. 이제 변수는 다른 주주들이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가에 달려있다.

래몽래인은 18일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9.04% 내린 2만2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부터 소폭의 오름세로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온 래몽래인은 지난 17일 회계장부 열람 요구 제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하루에만 13.70% 급등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26일 결의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가 이날 상장하면서 주가가 크게 내렸다. 통상적으로 증자 후 발행된 신주의 상장일에는 주가가 내려간다.

래몽래인 측에 회계장부 열람을 요구한 주주는 P&I문화창조투자조합과 P&I문화기술투자조합으로 래몽래인과는 코스닥 상장 전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투자자다.

이들 조합을 결성한 곳은 P&I인베스트먼트(이하 P&I)로 지난 2015년 피앤아이지주가 세운 벤처캐피탈이다. 피앤아이지주는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는 두성유통의 모회사로 1995년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권 민영화 당시 남해고속도로 섬진강휴게소의 운영권을 받은 회사다.

P&I는 래몽래인 외에도 국산 플래시 애니메이션 '뿌까'의 개발사로 알려진 부즈 등 문화 콘텐츠 관련 회사에 연이어 투자해 쏠쏠한 수익을 올렸다.

특히 래몽래인의 주가가 '재벌집 막내아들'의 흥행 효과 덕에 지난해 11월 말 신고가를 기록할 정도로 순항하면서 P&I 측 투자 이익도 꽤 늘어났다. 그럼에도 래몽래인 측에 회계장부 열람을 요구한 것은 경영 과정이 다소 석연찮다는 의문 때문이었다.

P&I 측은 래몽래인이 지난해 12월 26일 결정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의문을 제기했다. 회사 경영 여건상 유증이 굳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재무 상태가 탄탄함에도 최대주주 측의 이익만을 높이기 위해 유증을 실시했다는 것이 P&I 측의 의문이다.

래몽래인은 이번 유증으로 90억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했다. 유증의 목적은 회사 운영자금 조달이었다. 래몽래인 측은 "콘텐츠 지적재산권(IP) 확보 전략 강화 차원에서 자본의 질을 높이고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익은 20억3688만원의 손실로 집계됐다. 그러나 그동안 꾸준히 영업이익을 냈던 회사다. 재무 상태도 크게 우려할 정도로 문제는 없다.

P&I 측은 "기존 지분가치의 희석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유증 강행의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 의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회사의 보유 지분이 5%에 채 미치지 못해서 판을 뒤집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제 변수는 다른 주주들의 행보다. 래몽래인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34.52%의 지분을 쥐고 있고 벤처투자자와 기관투자자들이 24.9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지분율에서 앞서는 최대주주 측이 유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다른 주주들이 P&I 측과의 연대 여부는 배제할 수 없다. P&I처럼 경영 현안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래몽래인 경영진 측에 반기를 들 경우 오는 3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큰 분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타 주주들의 연대 가능성은 낮게 전망된다. 주주들의 행동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 중 하나는 주가의 흐름이다. '재벌집 막내아들' 효과 덕에 일시적 상승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경영진에 반기를 들 정도로 추세적 주가 하락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 1만3000원대까지 주가가 내려갔다가 2만원대까지 회복한 것을 본다면 주가 관리 성과도 나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재벌집 막내아들 외에도 '시맨틱 에러' 등 다른 작품도 흥행 성과가 괜찮았고 '마에스트라' 등 향후 기대작의 IP를 확보한 것도 호재였다.

래몽래인 측은 "향후 법적 절차에 따라 주주들의 행동에 대응할 계획이지만 현재 제기된 권리 행사는 경영권에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며 "일반투자자들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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