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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P플랜 기한 임박···산은, 자금지원 가능성은

쌍용차 P플랜 기한 임박···산은, 자금지원 가능성은

등록 2021.03.19 08:04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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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쌍용차에 일주일 새 두번 경고···“선 자금 투입 없다”HAAH 투자결정·사업계획서 검토 후 자금지원 여부 판단HAAH, 고임금 구조에 부담···3700억 규모 공익채권 걸림돌인건비 등 고정비 절감 필요성 제기···실현 가능성 불투명투자 무산시 법정관리 불가피···P플랜 신청기간 2주 앞으로

사진=연합뉴스 제공사진=연합뉴스 제공

쌍용자동차의 잠재적 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하면 금융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주채권자인 산업은행이 발표했다. 그러나 잠재적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가 투자 결정을 연일 미루고 있어 금융 지원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 17일 이동걸 산은 회장은 예병태 쌍용차 대표와 정일권 노조위원장을 만나 “잠재적 투자자의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는데 쌍용차가 ‘생즉사 사즉생’ 각오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선제적으로 최선의 방안을 제시해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달라”고 당부했다.

산은은 잠재적 투자자의 투자 결정과 자금조달 능력 확인, 미래 사업계획에 대한 객관적 타당성이 검증된다면 쌍용차에 대한 금융지원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즉 금융지원 검토를 위해선 경영정상화의 주체가 되는 쌍용차가 스스로 방안을 강구해 채권단에 지속 가능한 사업계획을 먼저 제시하라는 뜻이다.

앞서 이 회장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업구조조정 제도 설명회’에서 “(쌍용차의 새 투자자 유치 협상이) 순탄하게 가고 있지는 않고, 쌍용차 노사가 여전히 안이한 것 같다”며 “쌍용차 노사가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잠재적 투자자와 협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이 연속해 쌍용차에 전달한 메시지는 단 하나다. 잠재적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가 정확한 투자 계획을 내놔야 산은도 투자계획을 내놓겠다는 얘기다. 그 전에는 돈을 넣지 않겠다는 점을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현재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감자로 쌍용차 보유 지분율을 낮추고 HAAH가 2억5800만달러(약 29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51%의 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인도 중앙은행 승인으로 마힌드라 지분감소 문제는 일단 해결됐다. 그럼에도 HAAH 측은 최종 투자결정 여부를 미루고 있다. 이에 쌍용차는 20일까지 HAAH 측에 투자 의향을 밝혀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현재 쌍용차가 추진하는 P플랜의 신청 기간이 불과 2주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HAAH가 투자에 소극적인 이유는 예상보다 쌍용차의 경영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3700억원에 달하는 쌍용차의 공익채권은 HAAH에 가장 큰 부담 요소다. 당초 약속한 투자액 약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를 훨씬 웃도는 부채 규모이기 때문이다.

잠재적 투자자인 HAAH가 계속해서 투자유치를 미루게 되면 산은의 금융지원은 고사하고 법정관리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이 회장이 쌍용차를 살릴 수 없다면 청산처리를 해서라도 살릴 수 있는 방법 찾아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HAAH의 투자철회로 인한 쌍용차의 법정관리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산은은 구조조정이나 인건비 삭감 등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쌍용차가 HAAH를 설득하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모습이다. 최악의 경우 법정관리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분위기다.

결국 쌍용차가 투자를 이끌어 내려면 고비용 구조를 해결해야 한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HAAH 투자결정을 끌어내기 위해선 쌍용차 직원 인건비 등 고정비 감축 카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구성원으로선 일정부분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채권자인 산업은행 역시 쌍용차 노사에 사실상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이 회장이 최근 쌍용차와 관련해 “뼈를 깎는 각오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거나 “‘생즉사 사즉생’ 각오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선제적으로 최선의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한 것도 전부 비슷한 맥락이다.

그러나 2009년 기업회생 신청의 여파로 과거 회사를 떠났다가 지난해 5월에서야 마지막 복직자가 복귀한 상황인 만큼 쌍용차 노조에서는 구조조정을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만약 HAAH가 추자 철회를 결정할 경우 쌍용차로선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달 말로 예정됐던 쌍용차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시점을 P플랜 제출 이후로 유예해준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쌍용차가 결국 산은으로 금융지원을 받기 위해선 최우선적으로 HAAH가 투자결정을 이끌어 내고, 이후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나서야 금융 지원 검토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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