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정책에도 구조적 저평가 고착중·소형주 상승률 한 자릿수 그쳐상위주 집중에 투자자 체감 개선 미흡

그런데 시장 안쪽의 표정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950개 종목 가운데 지난달 0% 이하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246개로 집계됐다. 지수가 19% 넘게 올랐지만 4분의 1은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하락했다. 수익률이 5% 이하인 종목도 절반에 가깝다. 지수 상승이 시장 전반의 회복이라기보다 일부 종목이 만든 결과일 가능성을 보여준다.
시가총액별 흐름은 더 선명하다. KRX 중대형 지수는 19% 넘게 상승했지만, 중형·소형·초소형 지수 상승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몸집이 작을수록 상승 폭이 줄어드는 '역피라미드' 구조다. 지수는 올랐지만 온기는 위에서 멈췄다. 중소형주는 여전히 체감 밖에 있다.
수급도 다르지 않다. 기관과 외국인 자금은 실적이 확인된 대형주에 집중됐다. 개인 역시 뒤늦게 우량주를 추격 매수하는 흐름이 반복됐다. 결국 이번 랠리는 저평가 전반의 해소라기보다 일부 우량주의 재평가에 가깝다. 지수가 오른 이유는 분명하지만, 그 과실은 넓게 퍼지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여전히 상당수 기업이 PBR 1배를 밑돌고 있다는 점이다. 초저평가로 분류되는 0.5배 미만 기업 비중도 적지 않다. 밸류업 정책이 본격화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부각됐지만, 시장 전체의 구조적 저평가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숫자는 올랐지만 체질이 바뀌었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밸류업의 본질은 지수 고점을 새로 쓰는 데 있지 않다. 저평가 구조를 해소하고, 투자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드는 데 있다. 일부 대형주만의 상승으로는 시장 신뢰를 완성하기 어렵다. 지수는 평균이지만, 체감은 분포다.
이제 질문은 단순하다.
코스피가 얼마나 올랐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넓게 올랐느냐다. 6000이 모두의 숫자가 되지 못한다면 그 기록은 절반의 성공에 그친다.
지수가 아니라 시장의 폭이 바뀔 때, 그때 비로소 6000은 의미를 갖는다.
뉴스웨이 이자경 기자
ljkee9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