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장시 주관사가 NH證 인보사 부담에 딜 취소공모가 낮추고 재도전, 기관 관심 외면에 흥행 우려청약 부진이 ‘전화위복’, 유통물량 줄자 투심 자극
24일 코스닥시장에서 고바이오랩 현재 주가는 4만6800원이다. 지난 18일 상장 첫 날부터 강세를 보였던 고바이오랩은 현 주가가 공모가(1만5000원) 대비 3배 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고바이오랩의 주가 상승 원인은 ‘동학개미’ 군단 덕분인데 실제 지난 18일부터 지난 23일까지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것(2만5731주, 870억8800만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기관들은 이 기간동안 고바이오랩 주식을 가장 많이 팔았다. 그럼에도 개인들의 매수 물량이 기관들의 매도 물량(1만7622주, 594억9300만원)을 넘어서면서 주가가 상승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바이오랩은 코스닥 상장 전 IPO(기업공개) 진행이 한창일 때만 해도 ‘인기없는 종목’으로 분류됐었다. 우선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했던 수요예측에서 최악의 결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기관 경쟁률은 64.33 대 1로 공모주 시장에서 낮은 편에 속했다. 경쟁률이 낮으면 공모가를 정하는 수요예측 단계에서도 안 좋은 결과가 나오길 마련이다.
실제 고바이오랩은 희망 공모가 밴드(1만8000원~2만3000원) 하단에도 못 미쳤던 1만5000원에 공모가가 결정됐다. 증권신고서를 봐도 참여 기관 352곳 중 143곳의 기관이 밴드 하단 미만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고바이오랩이 기관들의 관심으로부터 저조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고바이오랩에 대한 상장 얘기가 나왔던 2019년 초만해도 ‘코스닥 IPO 대어급’이라며 기관들의 관심을 부추겼다. 그러나 고바이오랩의 의지와 상관없는 일이 나타났는데, 2019년 5월 코오롱그룹의 ‘인보사 사태’가 터지면서 상장이 한 차례 무산되는 일이 발생된 것이다. 당시 고바이오랩의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었는데, NH투자증권이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상장 책임을 떠안으면서 고바이오랩과 진행했던 모든 계약들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고바이오랩 상장은 원래 계획대로라면 늦어도 작년 하반기에 진행됐어야 했다.
가까스로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을 주관사로 새로 정하고 다시 올해 상장 채비에 나선 고바이오랩. 그러나 올해 IPO 시장 분위기는 작년과 달랐다. 이미 투자자들의 관심은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로만 쏠렸고 ‘코스닥 IPO 대어’라는 타이틀은 카카오게임즈에게로 넘어갔다. 당연히 기관들의 관심도 작년만큼은 아니었다.
뜻하지 않게 상장이 한 차례 연기되면서 관심도 예전 같지가 않자 고바이오랩 스스로도 위기를 느꼈던 탓인지, 주관사들에게 최대 800bp의 수수료율(인수 수수료율+성과 수수료율 합산)을 제시했다. IPO 수수료율 800bp는 국내 IPO 시장에서 역대급 수치며 희망 공모가 밴드가 어디로 정해지느냐에 따라 수수료가 다르게 책정된다. 즉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면 주관사단들이 가져가는 수수료 역시 그만큼 커진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기관들 대상으로 하는 수요 예측은 결국 참패하고 만다.
기관 청약에서는 부진한 결과를 낳았지만 반면 일반(개인 대상) 공모 청약에서는 경쟁률 547대 1을 기록해 나름대로 흥행한 성적을 거두게 된다. 기관 대상으로 했던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가와 공모주식수를 줄인 것이 오히려 일반 청약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고바이오랩의 당초 목표 주식 수(공모 주식 수)는 240만주였으나 200만주로 17% 가량 줄였다. 이에 따라 상장 직후 유통가능 주식 수(수요예측 확약 물량 반영 전 기준)도 465만2864주(29.43%)에서 425만2684주(27.59%)로 감소했다. 공모가와 공모주식수를 줄인 것이 오히려 일반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했고, 현재 주가 상승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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