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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KB금융 “위기를 기회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KB금융 “위기를 기회로”

등록 2015.08.18 08:56

수정 2015.08.18 09:29

조계원

  기자

구원투수로 취임 8개월만에 ‘환골탈태’ 항아리형 조직체계 바꿔 성장동력 확보

영업 현장을 직접 찾아 직접 고객 응대에 나서고 있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영업 현장을 직접 찾아 직접 고객 응대에 나서고 있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KB금융그룹이 위기를 겪고 있을 때 ‘구원투수’로 등판한 윤종규 회장은 체질개선에 나섰다. 윤 회장이 취임할 당시에만 하더라도 금융권 안팎에서는 KB금융의 ‘환골탈태’ 가능성을 낮게 봤다. 임영록 전 회장이 주 전산시스템 교체와 관련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시스템 선정 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KB사태가 터지면서 직원들의 사기는 물론 고객의 불신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회장의 취임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은행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받았던 항아리형 조직구조를 재정비한 뒤 KB손해보험(舊LIG손해보험) 인수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여기에 영업력 강화도 함께 이뤄내 견실한 실적도 달성했다.

윤 회장 취임 이후 현재까지 가장 큰 변화는 KB금융 내부의 역동성 확보다. 최근 KB금융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임직원이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리딩뱅크 탈환도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다. 이러한 KB금융의 변화 원인은 윤종규 회장이 그동안 보여온 ‘공격경영’ 행보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 M&A서 KB금융 저력 확인

윤 회장 취임 당시 KB금융의 고민은 당국의 LIG손보 인수 승인 문제였다. 당시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는 KB사태의 영향으로 좌초 위기에 놓여 있었다. 취임과 동시에 무거운 짐을 지게 된 윤 회장은 문제의 해법으로 ‘만남’과 ‘설득’을 선택했다.

윤 회장은 당시 금융당국의 인가 사전 조건이었던 그룹 내부통제강화를 위해 직접 사외이사들을 만나 그룹의 현 상황을 설명하고 그들의 자발적인 사퇴를 이끌어낸다. 또 경쟁회사 CEO 출신인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설득해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결국 금융당국의 LIG손해보험 인수 허가로 이어졌고 KB사태의 종지부를 찍음과 동시에 KB금융이 리딩뱅크로 도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KB금융은 LIG손보 인수로 금융권 가운데 처음으로 은행부터 카드, 증권은 물론 생보, 손보까지 전 영역에 걸친 라인업 구성이 가능해 타 은행과의 차별화에도 성공했다.

특히 윤 회장은 LIG손보 인수 성공을 통해 이전 ING생명·우리투자증권 인수전 등에서 실패의 기억을 갖고 있던 직원들에게 ‘KB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 그동안 KB사태로 떨어졌던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은 물론 내부통제 강화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교육 강화 등을 통해 고객을 신뢰를 회복하는 데도 성공했다.

◇ 뼈를 깎는 체질개선

윤 회장이 KB손보 인수만큼이나 비중을 두고 진행한 것은 KB금융의 체질개선이다.
KB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국민은행은 그동안 항아리형 인적구조에 많은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업의 환경이 악화되면서 신입사원의 고용은 한정된 반면 중간관리자급 직원은 늘어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는 결국 국민은행의 인건비 부담 증가로 이어졌으며, 직원 개인에게는 점차 승진하기 어려운 환경을 제공했다.

이에 윤 회장은 희망퇴직과 임금피크제 개편을 통해 인력구조 개선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윤 회장의 결정에 따라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총 1121명의 직원이 퇴직에 동의했다. 특히 희망퇴직을 정례화해 국민은행은 항아리형 조직구조를 완화하고 직원 개인에게 승진기회를 확대해 은행의 내부 역동성을 높였다.

더불어 KB금융의 체질개선을 위해 윤 회장은 올해 하반기 국민은행의 영업점 운영 체계 재정비에 들어간다. 그는 금융시장의 격변기 속에 KB금융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과 1선 영업현장 중심의 영업체계가 필요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의 혼잡한 창구를 개선하고 전국 33개 지역본부 체계를 지역별 거점 중심 영업망으로 재편했다.

이는 개별 영업점이 갖기 어려운 기업관리 및 자산관리 등의 전문영역을 거점 점포로 수렴하고 1선 영업점은 영업에 집중해 영업점의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 실적으로 경영성과 정점

KB금융 그룹은 올해 상반기 희망퇴직 비용발생에도 1조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희망퇴직 비용 발생분을 제외하면 KB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064억원에 달한다. 이에 현재 리딩뱅크 타이틀을 달고 있는 신한금융그룹(1조2841억원)의 실적과 근소한 차이로 격차가 좁혀진다.

KB금융 내부에서는 올해 하반기 성과에 따라 리딩뱅크 타이틀 탈환에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도 높다. 특히 희망퇴직 및 임금피크제를 통한 인건비 절감 효과가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 KB금융의 순이익은 증가세가 확대될 전망이다.

KB금융의 이같은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7515억원과 비교해 봤을 때 25%가 넘는 증가율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KB금융이 기대치를 상회하는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즉 기대보다 장사를 잘했다는 평이다. 더불어 올해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을 전년보다 25.2% 감축하면서 리스크 관리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적증가에 가장 큰 공로자는 KB금융그룹 모든 임직원이지만 임직원들의 의욕을 고취하고 그룹이 나아갈 길과 그 바탕을 준비한 윤 회장의 공로 역시 뺄 수 없다.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의 KB손보 인수를 통한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출시, 고객을 중심으로 한 영업체계 구축, 리스크 관리 강화 등 3가지 목표가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KB금융이 건실한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고졸 출신에 야간대학을 다니며 지금까지 성장한 자수성가한 윤 회장의 경험이 오늘날 KB금융이 위기를 극복하고 어려운 금융환경에서도 우뚝 설 수 있는데 영향을 미친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

뉴스웨이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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