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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에스티팜 '에이즈 치료제' 기대감↑···"기존약 한계 극복"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에스티팜 '에이즈 치료제' 기대감↑···"기존약 한계 극복"

등록 2022.10.14 15:06

유수인

  기자

매일 복용하는 기존 항레트로바이러스제, 내성 한계 사회적 낙인 해소할 치료제 니즈↑···글로벌 26조 규모'STP0404' 재활성 바이러스에도 효과 전문가들 "ALLINI 기전 장점 있어···치료옵션 될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후천면역결핍증후군(에이즈)은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수요가 큰 질환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약사 에스티팜의 에이즈치료제 'STP0404'가 미국 임상 2상에 진입해 눈길을 끈다. 특히 재활성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보이는 등 치료제 한계를 극복하고 '기능적 완치' 가능성을 보여 기대를 높이고 있다.

◇바이러스 증식 효소 '인테그라제' 저해···임상1상서 안전성 확인=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최근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적응증으로 STP0404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a상 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해당 임상시험에서는 HIV-1에 감염되고 처방을 받지 않은 18~65세 성인 약 36명을 대상으로 'STP0404'의 항바이러스 활성, 안전성, 내약성 및 약동학을 평가하게 된다.

HIV는 에이즈 유발 바이러스로, 인간의 몸 안에 살면서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를 찾아내 면역기능을 파괴하고 결국에는 사망에 이르게 한다. STP0404는 HIV-1 인테그라제의 '비촉매 활성부위'를 저해하는 ALLINI(알로스테릭 인테그라제 효소 저해제) 기전의 세계 최초 혁신 신약이다. 에이즈 바이러스 유전물질(RNA)을 캡시드(바이러스를 보호하는 외막) 밖으로 꺼내 바이러스 증식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인테그라제는 인체 내 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효소로, HIV 바이러스의 유전물질(RNA)을 숙주 세포에 전달하는 작용을 촉진한다. 인테그라제에는 '촉매 활성부위'와 '비촉매 활성부위'가 있다. 그동안 촉매 활성 부위를 표적으로 한 치료제가 주로 개발됐으나 최근 비촉매 활성부위 저해 메커니즘이 새롭게 발견돼 이를 기전으로 한 저해제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해당 기전으로는 STP0404가 전세계 최초로 인체 대상 임상에 진입한 약물이다. 앞서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같은 기전의 후보물질인 'GS-9822'를 개발했으나 독성 문제 등의 이유로 전임상 단계에서 연구를 중단한 바 있다.

STP0404의 임상1상 결과는 글로벌제약사를 포함한 다수의 산학연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만 18세~45세 65명의 건강한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1상 시험 결과, 총 28건의 이상반응(AE) 중 투약 후 발생한 이상사례(TEAE)는 대부분 두통, 설사와 같은 경미 또는 중간 수준이었다. 중증 이상반응 및 심각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또 STP0404는 일관된 약동학적 프로파일을 보여 1일 1회 경구투여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항레트로바이러스제 발전으로 생존율 증가, HIV 완치는 안 돼= 현재 에이즈 치료에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법이 사용되고 있다. 1990년대 후반에 등장해 많은 발전을 이뤄오면서 복용해야 하는 약의 개수도 줄고 안전성 및 효과성도 크게 개선돼 장기 생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용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까지 나와 있는 항레트로바이로스제는 30여종으로, 보통 2~3가지 성분의 약물을 조합해 사용한다. 과거에는 각 성분별로 약을 먹어야 했지만 이제는 한 알에 3가지 성분을 조합한 약들이 나와서 하루에 한 알만 복용해도 되고, 경우에 따라 2~3알을 복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항레트로바이러스제로 에이즈 자체를 완치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평생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에이즈 완치가 어려운 이유는 HIV에 감염된 세포들이 인간 DNA와 결합해 일명 'HIV 저장소'라고 불리우는 곳에 잠복해 있다가 조금씩 발현되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약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에이즈에 감염된다.

최 교수는 "기존 약물들로도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혈액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을 정도로 억제되지만 HIV저장소에 있는 바이러스는 없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평생 약을 복용할 수밖에 없다"며 "완치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재 치료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기존 약물의 한계는 환자들의 삶의 질 측면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현재로서는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여러 이유로 약물 복용을 중단할 경우 내성 발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회적 낙인과 차별도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트리고 있어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니즈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에이즈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26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최 교수는 "지금은 에이즈가 약을 먹으면 문제 없이 살아가는 만성질환이 됐지만 평생 약을 먹어야 하고 사회적 낙인도 견디면서 살아가야 한다. 또 약을 꾸준히 먹으면 되는데 먹었다, 안 먹었다를 반복하면 내성이 생긴다"며 "대부분 안전성이 입증된 약들이지만 환자에 따라 이상반응 문제도 나타날 수 있어 완치제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지환 서울시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에이즈 완치제는 당연히 필요하다. 환자와 그 보호자들이 얼마나 바라고 있겠느냐. (니즈가 있기 때문에) 다국적제약사들도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얘기하는 사람은 10~15년 안에 치료제가 나올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TP0404' 전임상서 재활성 바이러스 효과 확인= STP0404도 저장소에 숨어있는 HIV 자체를 박멸하는 약물은 아니기 때문에 완벽한 완치제로 볼 수는 없다. 다만 내성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 교수는 "새로운 매커니즘을 통한 신약이 개발된다면 내성이나 부작용 문제를 겪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 교수도 "에이즈 완치는 숨어있는 HIV를 없애느냐 아니냐의 문제"라며 "기존 약물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들에게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ALLINI 기전의 약에는 장점이 있다. 인테그라제 효소의 통합과정뿐만 아니라 바이러스가 역전사하는 과정, 성숙해가는 과정 등에도 작용해 좀 더 강력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계열"이라고 부연했다.

에스티팜은 전임상 결과에서 STP0404가 내성이 발생한 환자유래 바이러스 및 재활성된 바이러스에 대해 탁월한 효과를 보여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입장이다. 또 투약 편의성을 개선할 수 있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 개발도 함께 진행 중이라고 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임상 시험에서 에이즈 바이러스의 재활성이 일어난 면역 T세포에 STP0404를 0.01~10마이크로몰을 투여한 결과, 270pg/ml 초과한 P24(바이러스가 감염되면서 생성되는 단백질, 바이러스 감염 지표)가 30pg/ml로 줄어들어 사실상 완치가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단독투여 만으로도 항바이러스 효과가 확인됐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STP0404는 에이즈 바이러스의 RNA를 끄집어내서 DNA로 합성, 증식하는 기능을 못하게 만든다. HIV가 발현되기 전, 몸속에 숨어 있을 때로 되돌려 기능적 완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나온 약물들 중 바이러스의 활성을 억누르는 억제제들은 복용 중단시 재활성이 일어난다. 그렇게 되면 약이 듣질 않고 내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STP0404는 재활성된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탁월한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약 복용 후 중단하더라도 효과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며 "현재는 1일 1회 경구투여로 개발하고 있지만,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에이즈치료제들과 병용투여하는 임상 가능성도 평가 중"이라며 "이번 미국 임상2a상 시험에서 확인되는 항바이러스 활성 및 안전성 평가 결과에 따라 기술수출 여부를 타진하고, 다음 단계 개발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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