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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흉물스런 콘크리트 아파트가 미래유산이라고?”

[기자수첩]“낡고 흉물스런 콘크리트 아파트가 미래유산이라고?”

등록 2018.05.23 07:41

수정 2018.05.23 07:46

이보미

  기자

“낡고 흉물스런 콘크리트 아파트가 미래유산이라고?” 기사의 사진

과거 천편일률적인 모양새로 ‘성냥갑’ 이라는 오명을 얻어온 낡은 아파트를 서울시가 이제는 ‘미래유산’이라며 보존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같은 전면 철거 정비사업에서 기존 건축물 1개를 남겨 도서관이나 박물관 같은 문화시설로 리모델링 하는 것을 의무화하자는 건데 주민들은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서울시의 재건축 심의 통과를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수용했지만 새아파트들 사이에 자리한 낡고 흉물스런 고층 아파트를 굳이 보존할 필요성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더 오래된 전통 가옥들도 엄격한 절차를 통해 보존 가치를 인정 받는데 고작 몇십년 전 지어진 콘크리가 아파트가 그만큼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지 의문이 드는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양쪽 입장 다 일리가 있다. 영화 배경으로 많이 이용되는 회현 제2시민아파트나 동대문아파트를 보면 사람들의 향수와 정취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역사를 보존하고자하는 습성은 인간의 본능이라는 점에서 서울시의 정책 취지도 이해가 간다.

그렇다면 이 정책의 문제가 뭘까. 서울시가 해당 아파트 주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반강제적으로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지상 15층 1개동을 두고 재건축을 하게 되면 그만큼 일반 분양 물량도 줄고 주민들 부담도 늘어나는데 정책을 공감하지 못하니 반감만 키우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민들이 외면하면 그 의미가 퇴색되고 만다. 서울시의 모든 정책은 결국 시민들을 위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강제로 추진하는 정책은 시민들의 신뢰만 잃을 뿐이다.

이외에도 최근 서울시의 재건축 이주시기 조정 등 재건축·재개발 정책을 두고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주민들이 납득할 만한 타당성을 제시하고, 소통하는데 소홀한 채 ‘정책만을 위한 정책’만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시를 위하는 만큼 주민들도 그들의 단지 전경과 삶의 터전을 지키는게 그들의 바람이다. 또한 지자체의 역할은 권력 행사가 아니라 의견 수렴을 통한 정책 수립이다. 서울시가 소통과 공감을 저버리고 명분만 앞세워 무조건 정책을 강행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란 것을 깨닫길 바란다.

뉴스웨이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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