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그램은 집집마다 초인종을 눌러 저녁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지 묻고 저녁 8시까지 문을 열어주는 집이 없으면 편의점으로 향해야 한다. 마지막 희망인 편의점에서도 손님 중 함께 식사를 하겠다는 이가 없으면 컵라면조차 먹지 못하고 굶어야 한다.
간혹 한 출연자는 제한 시간을 앞두고 극적으로 집 안으로 들어가 웃음을 짓지만, 또 다른 출연자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편의점으로 향한다.
지난 14일 대주주가 주는 450억원짜리 한 끼를 기대했다 거절당한 MG손해보험은 지금 편의점으로 향하는 중이다. 다음날 우여곡절 끝에 대주주의 마음을 돌려 3000억원짜리 한 끼를 앞둔 KDB생명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이 110%대로 하락해 자본 확충에 비상이 걸린 MG손보가 애초 바랐던 것은 잘 차려진 ‘한 끼’가 아니었다. 당장의 허기를 달래 RBC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지는 것만은 막을 수 있는 ‘반 끼’면 족했다.
MG손보는 알려진 것과 달리 금융당국의 RBC비율 권고치 150%를 밑도는 130%를 목표로 유상증자를 추진해왔다. MG손보의 사정을 뻔히 아는 금융당국 역시 향후 추가 자본 확충을 전제로 이를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실질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 반 끼마저 허락하지 않았고, 결국 MG손보는 편의점에서 올 지, 안 올 지 모를 손님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만약 늦은 시간 편의점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다면 MG손보는 굶어야 할 지, 아니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출범 후 첫 연간 순손익 흑자라는 뜨거운 물이 끓고 있다는 것이다. 강남 한 복판 역삼동 편의점에서 MG손보 직원들이 컵라면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이유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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