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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싸움에서 밀린 김동연 부총리의 말바꾸기

[기자수첩]힘 싸움에서 밀린 김동연 부총리의 말바꾸기

등록 2017.08.04 07:34

주현철

  기자

힘 싸움에서 밀린 김동연 부총리의 말바꾸기 기사의 사진

관용어 중에 ‘꿔다 놓은 보릿자루’라는 말이 있다. 어떤 자리에서 말없이 듣고만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새 정부 경제콘트롤타워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요즘 꼭 이렇게 보인다. 경위야 어쨌던 정부 주요 정책을 놓고 말바꾸기를 하는 등의 모습도 답답하다.

지난 2일 발표된 세법개정안에는 법인세, 소득세 등 증세 방안이 담겼다. 이는 김 부총리가 취임식 때 밝힌 것과 다른 내용의 세법개정안이다. 김 부총리는 취임식에서 “소득세, 법인세 등의 명목세율 인상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오히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주장한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법인세, 소득세 과세구간 신설 등의 내용이 담긴 세법개정안이 발표됐다.

개정안이 발표되기 전에도 여당 실세정치인 출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증세안 마련 요구에 김 부총리는 “소득세와 법인세 문제가 제기됐는데, 재정당국에는 민감한 문제”라고 원론적인 입장만 내세워 왔다.

이후 김 부총리는 세법개정안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경제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주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혀 누군가 겨냥한 말이 아니냐는 등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기재부 힘 빼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표되기 전 기재부 해체가 수면위로 올라온 적이 있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 당 외곽 싱크탱크인 더미래연구소는 기재부를 해체하고 ‘기획예산처’에 재정기획과 경제전략을, ‘재정경제부’를 신설해 국내외 금융정책을 맡기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결국 해체되지 않았고 기재부 수장으로 김 부총리가 앉았다.

사실 처음부터 김 부총리가 경제수장으로 입지가 약하지 않았다. 오히려 문재인 경제팀 첫 회동 당시 장하성 정책실장은 경제컨트롤타워는 경제부총리라면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정작 부총리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시기에 입지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세법개정안은 여당 정치권에 의해 바뀌는 등 김 부총리는 제대로 경제정책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제컨트롤타워 자리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리다. 지금처럼 경제컨트롤타워가 누군지 명확하지 않으면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김 부총리를 경제컨트롤 타워로 내세웠다면 경제 정책을 실현할 기회를 줘야 할 것이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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