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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어려울때 백기사 자처했는데”···야속한 이통사

팬택 “어려울때 백기사 자처했는데”···야속한 이통사

등록 2014.07.21 09:04

김아연

  기자

출자전환·재무상환유예 제안에 ‘묵묵부답’

이준우 팬택 사장의 눈물어린 호소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지만 이동통신사들이 여전히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팬택의 미래가 미궁 속을 걷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통사들이 끝내 출자전환이나 채무상환 유예에 대한 의견을 내놓지 않으면서 이대로 청산 또는 매각 절차를 밟게 되리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현재 이통사들은 채권단의 출자전환 요구는 물론 채무유예에 대해서도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출자전환보다 채권상환 유예가 더 희망적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내부적 검토만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 등 9개 은행으로 구성된 팬택 채권단은 팬택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3000억원의 채권을 출자전환하기로 하면서 이통3사가 함께 18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통사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채권단은 이통사의 결정시한을 무기한 유예했고 팬택은 채무상환 유예기한을 2년 연장하는 다른 방안을 이통사에게 요청했다.

당초 채무상환 유예 방안은 채권단이 제안했던 출자전환보다 더 현실적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구매물량 보장이라는 부분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 제품의 물량이 보장되지 않으면 팬택은 출자전환이 이뤄지거나 채무상환이 연장돼도 같은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채권단의 의견과 이미 재고가 70만대 이상이라 불가하다는 이통사의 의견이 엇갈린 것이다.

그러나 이통사들의 이와 같은 행보는 팬택과 팬택의 협력사의 입장에서 본다면 경영 실패의 책임을 전가해 미안하면서도 야속하게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팬택은 지난 2005년 마땅한 인수처가 없던 SK텔레텍을 인수하면서 고용승계를 약속했고 이를 지킨바 있으며 SK그룹이 소버린자산운용의 공세로 경영권을 위협받을 때는 수차례 지분 매입을 통해 든든한 백기사를 자처하며 SK를 도왔다.

또 제조사 장려금이나 출고가 인하 문제에서도 이통사들에게 가장 협조적이었던 것이 팬택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 17일에 있었던 팬택 협력사협의회들의 집회에서는 “SK텔레콤의 오늘이 있기까지 팬택의 스카이 브랜드와 베가 브랜드의 역할이 있었다”며 “필요하면 쓰고 필요 없으면 버리는 일이 없도록 간절히 부탁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더욱이 팬택의 이번 위기의 결정타가 이통사들의 대규모 영업정지였던 만큼 팬택의 회생에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순차 영업정지로 무려 70일 동안 국내 스마트폰 시장규모가 60%나 축소됐고 새로 출시된 베가아이언2가 효과를 누리지 못하면서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는 것이다.

물론 이통사들도 사정은 있다. 출자전환을 선택할 경우 팬택으로부터 받아야 할 판매 장려금인 1800억원을 돈 대신 주식으로 바꿔 받는데 출자전환 이후 팬택이 매각 수순을 밟으면 기존 주식에 대해 10대1 감자가 진행돼 원금 회수가 어렵다. 또 출자전환으로 팬택의 주주가 되면 최소 구입 물량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채무상환 유예를 택한다고 해도 구입 물량을 보장해야한다면 추가적인 투자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통사들은 팬택에 대한 지원이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해 추가적인 부담을 안기보다는 차라리 지금 발을 빼는 게 낫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팬택의 사정이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팬택에 대한 지원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현재 상태에서는 주주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며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는 말밖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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