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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팬택,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꼴···협력사 550개 줄도산 위기

[포커스]위기의 팬택,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꼴···협력사 550개 줄도산 위기

등록 2014.07.21 09:07

수정 2014.07.21 09:10

강길홍

  기자

경영실패가 아닌 이통사 영업정지에 따른 위기기술력 삼성·LG에 뒤지지 않아 회생가능서 커법정관리시 사실상 생존 불가능···다시 기회 줘야

풍전등화의 팬택을 살리기 위한 각계각층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팬택이 위기가 경영실패보다 주변 상황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 대세를 이루기 때문이다.

올해 초 두 번째 워크아웃에 돌입한 팬택은 이동통신사의 지원 없이는 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통3사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들어가야 하지만 팬택은 법정관리는 대비하지 않겠다고 한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사실상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위기의 팬택,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꼴···협력사 550개 줄도산 위기 기사의 사진


이통사가 지원을 망설이고 있는 사이에 중소업체들이 오히려 팬택을 살리겠다고 나섰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팬택의 회생을 돕기 위해서는 팬택으로부터 받아야 할 판매 장려금 일부를 출자전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팬택 협력사 60여 업체는 ‘팬택 협력사 협의회’를 구성하고 팬택으로부터 받아야 할 부품 대금 10~30%를 받지 않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이통사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팬택 채권단은 이통사의 결정시한을 무기한 유예했지만 오는 25일 이전에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팬택의 숨통을 이통사가 쥐고 있는 상황이다.

팬택으로서는 현재의 상황을 누구의 탓으로 돌리기도 쉽지 않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이 도태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재의 시장 구조에서 팬택 스스로 한계점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내 놓는다.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면서 세계적으로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쓰러졌고 팬택은 국내에서도 LG와 힘겨운 2위 싸움을 해야 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마케팅 싸움으로 전개되면서 자본력이 약한 팬택이 버티기 힘들었다.

이통사가 팬택에 대한 지원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다. 팬택에 대한 지원이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고 추가적인 부담을 안기보다는 차라리 지금 발을 빼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팬택을 단순한 시장 논리로 퇴출시키기보다는 살리는 게 국가적으로 이득이라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우 팬택 사장도 “전세계에서 삼성이나 LG와 같은 속도로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출시할 수 있는 회사는 팬택 정도밖에 없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팬택은 기술력에 있어서는 삼성이나 LG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삼성이나 LG가 글로벌 톱3에 드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준우 사장의 자신감이 지나치지 않다는 평가다.

팬택이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국내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것도 기술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금까지 팬택이 선보인 혁신 제품들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애플이 실패했던 끊김없는 메탈링은 팬택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아이콘이다. LG전자가 G2부터 적용한 후면키도 팬택이 6개월가량 앞서 선보였던 베가 스마트폰에 적용된 기술이다.

또한 팬택은 보안기술에 있어서도 앞서나갔다. 지문인식 기능을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에 탑재했고, ‘킬 스위치’ 기능도 국내 제조사 가운데 가장 먼저 적용했다. 현재 한단계 더 진보한 생체인식 기술이 개발이 완성 단계로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팬택의 이 같은 기술혁신이 없었다면 삼성과 LG도 이만큼 자극받기 힘들었을 것이다. 세계 1위의 시스템반도체 업체인 퀄컴과 스마트폰 세계 1위 삼성전자가 팬택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도 기술력을 눈여겨봤기 때문이다.

한때 휴대전화 시장을 호령했던 모토롤라·노키아·블랙베리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쓰러지는 상황에서도 팬택은 살아남아 있기도 하다.

오히려 팬택을 궁지로 몰아넣은 것은 팬택 스스로의 문제보다 정부의 시장 개입에 따른 문제가 더 큰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팬택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베가 시크릿 노트가 지문인식 기능으로 인기를 끌면서 판매량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올해 1분기는 흑자전환이 확실시 됐지만 이통사 영업정지 조치가 직격탄이 됐다. 실제로 팬택은 1~2월까지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영업정지로 인해 결국 적자를 냈다. 이통사 영업정지가 팬택에게만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구조조정을 단행한 팬택은 월 15만대 이상의 단말기를 판매하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이 한해에 2500~3000만대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많은 수준도 아니다.

그러나 팬택이 존재함으로써 단말기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삼성·LG에도 자극이 돼 전체적으로 국내 스마트폰 산업이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오히려 팬택이 없는 삼성과 LG의 2강 체제로 인해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팬택이 법정관리로 들어가 매각이 진행되면 중국 등 해외로 팔려나갈 가능성이 크고 이는 국내에 남아 있는 삼성과 LG에게도 위협이 될 것”이라며 “팬택이 갖춘 기술경쟁력이 국내에서 유지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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