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관절 기능 평가서 위약군에 밀려인공관절 수술 발생률에서는 TG-C군 우위10월 두 번째 임상 결과에 운명 달렸다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가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에서 공동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TG-C 투여군에서도 통증 완화와 관절 기능 개선이 관찰됐지만 위약군의 개선 폭이 오히려 더 컸다. 무작위 위약대조 시험에서 약효를 입증하는 데 필요한 투여군과 위약군 간 통계적 차이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예상을 웃돈 위약 반응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하며 하위그룹과 임상기관별 차이에 대한 추가 분석에 착수했다. 그러나 높은 위약 반응이 결과 미충족의 배경을 설명할 수는 있어도, 이번 시험이 사전에 정한 1차 유효성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사실까지 바꾸지는 못한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발표될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 결과가 TG-C 개발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두 번째 시험에서 유효성이 확인되더라도 서로 엇갈린 두 임상 결과를 놓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허가 전략을 다시 협의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투여군 개선됐지만 위약군이 더 좋아···1차 지표 미충족
코오롱티슈진은 20일 TG-C의 첫 번째 미국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공개하고, 12개월 시점의 공동 1차 평가지표인 VAS와 WOMAC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VAS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 정도를, WOMAC은 통증과 관절 기능 등을 평가하는 지표다. 이번 시험에서 12개월 차 TG-C 투여군의 기저치 대비 변화량은 VAS -38.6, WOMAC -26.34로 집계됐다.
문제는 위약군이다. 위약군의 변화량은 VAS -39.1, WOMAC -27.57로 나타났다. 해당 지표는 수치가 더 크게 감소할수록 증상이 많이 개선됐다는 의미여서, 위약군의 개선 폭이 TG-C 투여군보다 VAS에서 0.5p, WOMAC에서 1.23p 더 컸다.
TG-C군 내부에서는 투여 전보다 증상이 개선됐지만, 위약군과 비교하면 약물 고유의 효과를 확인하지 못한 셈이다. 임상시험에서 기저치 대비 투여군의 변화만으로는 약효를 입증할 수 없고, 같은 조건에서 진행된 위약군과의 차이가 사전에 정한 통계 기준을 넘어야 한다.
코오롱티슈진은 TG-C군의 수치가 과거 미국 임상 2상과 국내 임상 3상에서 나온 투여군 데이터와 비슷하거나 이를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도 서로 다른 임상시험 간 비교는 이번 3상의 동시 대조군과의 차이를 대신하는 직접적인 약효 근거로 볼 수 없다고 인정했다.
이번 시험은 미국 임상시험 등록 사이트 기준 실제 환자 531명이 참여했다. 12개월 시점의 VAS 통증과 WOMAC 관절 기능 변화는 시험의 1차 평가지표로 설정돼 있었다.
회사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는 결론만 공개했을 뿐 구체적인 유의확률과 신뢰구간, 결측치 처리 방식, 분석 대상군별 결과 등은 이번 보도자료에 담지 않았다. 세부 데이터가 공개돼야 투여군과 위약군 간 차이의 범위와 기관별 편차를 보다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예상 밖 위약 반응"···원인 설명 가능해도 결과 뒤집진 못해
코오롱티슈진은 이번 결과에 영향을 준 주요 요인으로 예상보다 큰 위약 반응을 지목했다. 관절강에 주사하는 골관절염 임상은 치료를 받았다는 환자의 기대, 주사 자체의 효과, 동반 치료와 평가자의 판단 등에 따라 위약군에서도 높은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문종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첫 번째 시험에서는 예상보다 큰 위약 반응이 결과 해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관별 반응 차이 가능성 등 여러 변수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환자 특성과 임상기관, 평가자 등에 따른 하위그룹 분석을 통해 위약 반응이 커진 원인을 파악할 방침이다. 특정 기관이나 환자군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반응이 집중됐는지를 확인하면 두 번째 시험 결과를 해석하거나 향후 임상을 설계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다만 사후 하위그룹 분석은 추가 가설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을 뿐, 사전에 정한 공동 1차 평가지표의 미충족을 통계적으로 되돌리지는 못한다. 일부 환자군에서 긍정적인 차이가 확인돼도 전체 분석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결과와 구분해 해석해야 한다.
두 번째 시험이 첫 시험과 같은 프로토콜을 사용했다는 점도 양면적이다. 서로 다른 임상기관과 평가자, 환자군을 대상으로 독립적으로 진행된 만큼 첫 시험의 높은 위약 반응이 특정 환경에서 발생한 변수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동일한 설계적 요인이 원인이었다면 두 번째 시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반복될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 2명 대 8명···주목할 신호지만 해석은 제한적
통증과 기능 지표가 목표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무릎 인공관절 치환수술 발생률에서는 TG-C군에 유리한 수치가 관찰됐다.
회사에 따르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TG-C군 310명 중 2명으로 0.6%, 위약군은 151명 중 8명으로 5.3%였다. 발생률만 놓고 보면 위약군이 TG-C군보다 약 8.8배 높았고, 절대적인 차이는 4.7%p다.
인공관절 수술을 지연하거나 줄이는 효과가 확인된다면 TG-C가 단순 증상 완화제를 넘어 골관절염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로 평가받을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FDA도 골관절염 질환조절 치료의 장기적 목표 가운데 관절 부전과 인공관절 수술을 지연하는 효과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수치만으로 TG-C가 인공관절 수술 위험을 낮췄다고 확정하기는 이르다. 전체 발생 사건이 TG-C군 2건과 위약군 8건 등 10건에 불과하고, 보도자료에는 해당 지표의 통계적 유의확률이나 신뢰구간이 제시되지 않았다.
해당 분석이 임상계획서에 사전 설정된 평가지표인지, 어떤 환자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첫 시험의 실제 등록자는 531명이지만 인공관절 수술 발생률에 제시된 분모는 TG-C군과 위약군을 합해 461명이다. 회사가 전체 등록자 가운데 어떤 기준으로 해당 분석군을 구성했는지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인공관절 수술 발생률 차이는 후속 시험에서 재현 여부를 확인해야 할 긍정적 신호로는 볼 수 있지만, 공동 1차 평가지표 미충족을 상쇄하는 확정적 유효성 결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코오롱티슈진은 이번 톱라인 분석에서 TG-C와 관련한 새로운 안전성 우려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상반응과 중대한 이상반응의 발생 건수, 투여군과 위약군의 구체적인 차이는 공개하지 않았다.
구조 개선 자료도 미공개···DMOAD 전략 불확실성 커져
공개된 자료에는 자기공명영상과 엑스레이 등을 활용한 연골·관절 구조 변화 결과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TG-C가 질병수정 골관절염 치료제, 이른바 DMOAD로서 구조적 효과를 보였는지는 현재 자료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FDA는 지금까지 골관절염 치료제의 허가가 환자가 직접 체감하는 통증과 관절 기능 개선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한다. 영상에서 나타난 구조적 변화가 통증과 기능, 인공관절 수술 지연 등 환자의 임상적 이익을 안정적으로 예측하는지도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향후 구조 개선 데이터가 긍정적으로 나오더라도 이번 통증·기능 지표 미충족을 자동으로 보완하기는 어렵다. 구조 변화가 환자에게 실질적인 임상적 이익으로 이어진다는 근거와 함께 FDA의 별도 규제 판단을 받아야 한다.
앞서 거론됐던 '구조 개선에 실패해도 통증 치료제로 허가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첫 시험 결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번에는 구조 지표에 앞서 증상 개선 치료제로 허가를 추진할 핵심 근거인 통증과 기능 지표부터 위약 대비 차이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0월 두 번째 3상에 개발 향방 달려
코오롱티슈진은 오는 10월 두 번째 미국 임상 3상 톱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해당 시험에는 실제 환자 535명이 등록됐으며, 첫 시험과 동일한 프로토콜을 토대로 별도의 임상기관과 평가자, 환자군에서 독립적으로 수행됐다.
두 번째 시험에서 통증과 기능 지표가 모두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면 TG-C의 약효 가능성은 다시 평가받을 수 있다. 첫 시험에서 나타난 높은 위약 반응이 특정 임상기관이나 환자 구성에서 비롯된 일회성 변수였다는 회사 측 설명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하지만 한 시험은 1차 지표를 충족하고 다른 시험은 미충족하는 결과가 나오면 허가 전략은 단순하지 않다. FDA가 전체 데이터의 일관성과 효과 크기, 안전성, 시험 운영상 차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되며 추가 시험이나 보완 근거를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두 번째 시험까지 1차 지표를 충족하지 못하면 기존 TG-C 개발·상업화 계획은 근본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특정 환자군을 대상으로 다시 임상을 설계할지, 인공관절 수술이나 구조적 변화를 중심으로 장기 개발 전략을 바꿀지, 추가 비용을 감수하고 개발을 이어갈지 결정해야 한다.
회사는 첫 시험 결과를 정밀 분석하고 향후 개발 방향을 구체화하기 위해 정형외과 전문의 앤디 웨이먼 박사를 최고의학책임자로 영입하기로 했다. 웨이먼 박사는 글로벌 정형외과 의료기기 기업 스미스앤네퓨에서 14년간 최고의학책임자를 역임했다.
이규호 이사회 합류 후 첫 고비···상업화에서 대응 전략으로
이번 결과는 지난 3월 코오롱티슈진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에게도 첫 고비가 됐다. 코오롱티슈진은 이 부회장과 글로벌 바이오 전문가를 새 이사진으로 영입한 뒤 TG-C의 FDA 허가와 미국 상업화 전략을 논의했다.
다만 이번 임상의 설계와 환자 모집, 투약은 이 부회장이 이사회에 들어오기 전에 대부분 진행된 상태로, 첫 시험 결과 자체를 이 부회장의 경영 성과나 책임으로 직접 연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의 리더십은 결과 발표 이후 대응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임상까지 기존 계획대로 지켜볼지, FDA와 조기에 협의해 추가 시험을 준비할지, 기술수출과 직접 판매 중심이었던 상업화 전략을 어느 수준까지 조정할지가 새 이사회의 핵심 과제가 됐다.
특히 추가 임상이 필요해지면 개발 기간과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파트너십 협상과 기업가치에도 첫 시험의 1차 지표 미충족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긍정적 결과를 전제로 상업화를 준비하던 이사회가 이제는 임상·규제 불확실성과 자금 부담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셈이다.
최근 인보사 투약 환자 손해배상 소송 1심 패소에 이어 미국 임상에서도 기대에 못 미친 결과가 나오면서 코오롱티슈진은 법적 리스크와 임상 리스크를 동시에 안게 됐다. 과거 인보사 사태로 훼손된 신뢰를 과학적 데이터로 회복하겠다는 구상도 일단 첫 시험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한편 코오롱티슈진은 오는 21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TG-C 美 임상3상 결과에 대해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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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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