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메리디언 빚 갚은 에스디바이오센서···지원금 8할 '대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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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디언 빚 갚은 에스디바이오센서···지원금 8할 '대여' 왜?

등록 2026.09.03 07:06

이병현

  기자

대여와 출자 결합으로 자본 효율성·유연성 확보부채비율 대폭 감소, 외부 차입 줄여 재무 안정화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미국 자회사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의 인수금융을 상환하면서 대여와 출자를 병행했다. 과거 인수금융 상환 재원을 출자 방식으로 지원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전체 지원액의 약 80%를 대여금으로 구성했다.

지원과 차입금 상환의 시점·규모를 고려하면, 외부 은행 빚을 줄이는 동시에 모회사에는 계약상 원리금 청구권을 남기는 절충형 리파이낸싱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부 변동금리 노출 줄이고, 모회사엔 대여채권 남겨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7월 메리디언에 7800만달러(약 1173억원)를 대여했다. 금리는 연 4.9%, 만기는 2029년 7월 20일이다. 회사는 대여금 전액이 기존 인수금융 차입금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거래를 반영한 메리디언 금전대여 총잔액은 2677억원이다.

같은 달 메리디언의 지주회사인 콜럼버스홀딩컴퍼니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323억원을 출자했다. 7월 대여 공시에 적용된 환율을 출자금에 단순 적용하면 약 2149만달러다. 대여금과 출자금을 합하면 약 9949만달러로, 메리디언이 7월 31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상환한 장기차입금 1억달러와 유사하다.

지원액을 기준으로 보면 대여와 출자의 비중은 각각 약 78%, 22%다. 전액을 출자했다면 메리디언의 부채가 그만큼 줄고 자본이 늘지만, 에스디바이오센서가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배당이나 감자, 지분 매각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대여금에는 만기와 금리가 정해져 있어 모회사가 계약상 원리금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대여금이라고 해서 회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메리디언의 현금창출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을 경우 만기가 연장되거나 장기 지원자금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공시에도 조기상환 또는 필요시 만기 연장에 따라 종료일이 변경될 수 있다고 기재됐다.

금리 측면에서도 외부차입 상환 효과가 있다. 메리디언의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PNC은행 차입금은 각각 SOFR에 2.8%p를 더한 변동금리 구조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 대여금을 재원으로 해당 차입금을 상환하면 그룹 차원의 외부 변동금리 노출과 금융기관 이자비용이 줄어든다. 모회사 별도 기준으로는 대여금 이자수익이 발생하지만, 연결 기준에서는 내부 이자수익과 비용이 상계된다.

올해 1월 제공한 1억달러 대여금도 최초 금리는 연 4.6%였으나 2월 11일 4.9%로 정정됐다. 회사는 법인세법상 당좌대출이자율 4.6%에 후순위대출 성격을 고려한 0.3%p를 가산했다고 설명했다. 1월 대여금 가운데 5000만달러는 인수금융 상환에, 나머지 5000만달러는 메리디언 운영자금에 사용됐다.

323억원을 출자로 투입한 것은 메리디언의 부채를 실질적으로 줄이고 자본 완충력을 보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메리디언의 은행 대출약정에는 EBITDA 등 재무비율 준수 조항과 약정 미준수 시 자기자본 유입으로 비율을 보정할 수 있는 에쿼티 큐어 조항도 포함돼 있다.

자금 부족보다는 가용 유동성 관리에 무게


모회사 별도 기준 재무비율을 살펴보면 6월 말 기준 부채는 473억원, 자본은 2조452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약 1.9%다. 유동자산은 5415억원, 유동부채는 440억원으로 유동비율은 약 1231%다. 상반기 별도 영업활동현금흐름도 454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유동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 합계는 지난해 말 6726억원에서 6월 말 3400억원으로 49.5% 줄었다.

같은 기간 비유동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과 기타 비유동 금융자산은 크게 늘었다. 기존 재무적투자자의 풋옵션 행사에 대응해 교환사채 관련 자금을 지급하고, 메리디언 대여금을 장기 금융자산으로 인식한 영향 등이 반영됐다. 유동성이 소멸했다기보다 단기 금융자산 상당 부분이 장기·계열사 금융자산으로 이동한 구조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추가 지원금을 모두 회수기한이 없는 출자로 넣기보다, 만기와 이자율이 있는 대여금으로 남겨둘 유인이 커진다. 자금 부족 때문에 대여를 택했다기보다 가용 유동성을 관리하고 계약상 회수 경로를 확보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는 편이 합리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분 100%로 의사결정 단순화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상반기 중 콜럼버스홀딩컴퍼니 잔여 비지배지분을 취득해 유효지분율을 99.92%에서 100%로 높였다. 기존 재무적투자자가 보유했던 교환사채도 상반기 3081억원을 지급하고 정리했다. 이에 따라 메리디언 관련 외부 투자자의 권리관계가 상당 부분 해소되고, 향후 자본거래에 대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의사결정 구조도 단순해졌다.

외부 금융기관 차입과 소수지분이 줄면 추후 IPO나 제3자 매각을 추진할 때 거래 구조를 설계하기 수월해질 수 있다. 모회사 대여금도 IPO 공모자금이나 인수자의 신규 차입으로 상환하거나, 필요에 따라 출자로 전환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

회사는 올해 1월 메리디언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IPO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영업손실 축소·부채비율 개선···대여금 회수는 실적에 달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3800억원, EBITDA 40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82억원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351억원에서 189억원으로 축소됐다. 메리디언 인수 관련 무형자산 상각비를 제외한 영업손익은 흑자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386억원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흑자를 이어갔다. 교환사채와 외부차입금 감소로 연결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38.8%에서 6월 말 20.6%로 낮아졌다. 현장분자진단 플랫폼 스탠다드 엠텐의 상반기 매출은 22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87% 증가했다.

상반기 외환·외화환산손익은 세전손익에 약 493억원 순기여했고, 연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6억원 순유출이었다. 메리디언을 포함한 콜럼버스홀딩스 연결실체도 상반기 35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측은 "올해 상반기는 매출 성장과 함께 2개 분기 연속 순이익 흑자를 이어가고 재무구조도 안정화되는 등 뚜렷한 체질 개선 성과가 나타났다"며 "본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 창출을 이어가는 동시에 진단 토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장기 성장 전략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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