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최태원 회장의 약속이 현실로...SK그룹 시총 2000조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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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의 약속이 현실로...SK그룹 시총 2000조 넘어

등록 2026.06.17 17:22

정단비

  기자

AI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와 함께 수요 급등SK하이닉스, 엔비디아와 협력 강화로 미래 주도'슈퍼모멘텀' 발언 이후 1년 만에 기록적 성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1~13일 열린 2026 이천포럼에 발언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1~13일 열린 2026 이천포럼에 발언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2025년 6월24일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200조원을 넘었을 때 '이제야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후면 목표를 1000조원, 2000조원으로 더 높여 잡을 겁니다."(2026년 1월 발간한 '슈퍼모멘텀' 책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 발언 발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 같은 발언을 했을 때 시장에선 꿈의 숫자라고 생각했다. 올해 1월 초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492조원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 또한 크게 오른 것이었지만, 최 회장이 제시한 시총 2000조원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는 점에서였다.

불과 반년 만에 시장의 시선은 달라졌다. 이미 SK그룹의 시총은 SK하이닉스의 선전에 힘입어 2000조원을 찍었고, SK하이닉스는 이미 1000조원을 훌쩍 넘어 2000조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SK그룹 시총 2000조원 달성이 상징성을 갖는 이유는 사실상 대부분을 SK하이닉스가 이끌었기 때문이다.

1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전날 장중 SK그룹 상장사 19곳의 시총 합산액은 2015조9350억원을 기록하며 2000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SK하이닉스의 공이 컸다. 실제 SK하이닉스의 주가는 236만95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3.6% 증가한 채 거래됐으며, 시총은 1688조7483억원으로 집계됐다. SK그룹 시총 내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넘어섰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의 시총은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25년 6월17일 종가 기준 181조2725억원이었다. 이후 시총은 약 1800조원 수준까지 불어났다. 1년 새 약 10배 증가한 셈이다.

연초 대비로도 크게 확대됐다. 올해 초 SK하이닉스의 시총은 492조8576억원에서 점차 우상향을 그려가다 지난달 4일 1031조2803억원을 찍으며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었다. 최 회장이 지난 2024년 7월 전사 임원 대상 현장경영에서 언급한 '시총 1000조원'은 이미 현실이 됐다. 지난 2023년 SK하이닉스의 영업손실이 7조7303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상하기 힘든 숫자다.

최 회장 역시 시총 2000조원이라는 숫자는 SK하이닉스라는 회사의 경쟁력과 잠재력 등을 감안한 목표이자 바람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슈퍼모멘텀'에서 "엔비디아와 비교하면 SK하이닉스는 지금보다 10배는 더 커져야 한다"며 "열망과 포부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니겠냐, 더 큰 꿈을 꿔야 거기에 맞춰 도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반전을 꾀할 수 있었던 것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승기를 쥔 영향이 컸다. 인공지능(AI) 시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HBM은 AI 반도체 핵심 부품이 됐다. 여기에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고 수요가 이어졌다.

특히 HBM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와의 돈독한 파트너십이 바탕이 됐다.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이 이달 초 방한했을 당시 가장 자주 만난 것도 최 회장이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인프라 로드맵에 SK하이닉스가 핵심 파트너로 자리잡았다는 점을 재확인한 행보인 것이다.

이는 단순 고객사와 공급업체 관계를 넘어 차세대 AI 메모리 개발을 함께하는 전략적 동맹 관계라는 점이 부각됐다는 평가다. 젠슨 황 CEO와 최 회장은 방한 직전 대만 GTC 타이베이와 컴퓨텍스 행사에서부터 한국으로 이어지기까지 지속적으로 회동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시총 2000조원 달성'이라는 최 회장의 바람은 꿈이 아니라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AI발 수요로 인해 연이은 영업이익 신기록 갱신 등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이번에 젠슨 황 CEO의 방한을 계기로 발표한 파트너십이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47.78% 급증한 258조585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된다. 여기에 엔비디아와의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이들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반도체 설계 및 제조를 가속화하는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메모리 공급 관계를 넘어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AI 메모리를 공동 설계하는 단계로 관계가 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차세대 AI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와의 이번 파트너십은 사실상 SK하이닉스의 물량을 계속 받겠다고 약속한 거나 마찬가지다"라며 "SK하이닉스의 입장에서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HBM 수요 증가가 이어질 경우 최 회장이 제시한 '시총 2000조원' 목표 역시 더 이상 비현실적인 숫자만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해도 시총 2000조원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SK하이닉스의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는 만큼 충분히 가능성을 논할 수 있는 단계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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