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임명된 이후 한 달 만에 경영정상화 첫 발장기화된 경영 공백 속 현안 산적···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첫 메시지로 생산적 금융·내부통제 강조···"신뢰받는 은행"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임명 29일 만에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나섰다. 장 행장은 장기화된 경영 공백 속 현안이 산적한 만큼 이날 취임식에서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다졌다.
기업은행은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제28대 장민영 은행장의 취임식을 개최했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총액인건비제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을 봉합한 뒤 경영 정상화의 첫발을 뗀 것이다.
이날 류장희 기업은행 노조위원장도 "이제 경영진이 마주할 상대는 불합리한 제도와 외부의 압력"이라며 "책임을 다해 준다면 은행장을 늘 존경하고 따를 것"이라는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그러자 장 행장은 "노조의 따가운 비판도, 진심 어린 조언도 모두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이날 장 행장은 첫 메시지로 생산적 금융 확대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먼저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을 동력으로 2030년까지 300조원을 투입하는 'IBK형 생산적 금융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하겠다"며 적극적인 생산적 금융 확대 의지를 다졌다.
기업은행은 2030년까지 5년간 생산적 금융에 300조원 이상을 공급하는 'IBK형 생산적금융 30-30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에 약 250조원, 벤처·투자·인프라 부문에 약 20조원 등 총 300조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장 행장은 "정책 금융기관으로서 생산적 금융의 마중물이 되어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성장을 이끌어가겠다"며 "창업 초기부터 성장 성숙기에 이르기까지 기업 생애 주기별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생산적 금융 확대 의지와 달리 기업은행의 건전성 관리는 시급한 해결 과제로 손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기업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91%로 1분기 0.92%, 2분기 0.93%, 3분기 1.03%보다 낮아졌지만 4대 시중은행 평균 0.45%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재 기업은행은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금융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경기 둔화와 잠재 부실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이다.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추면서도 대규모 자금 공급과 건전성 관리의 균형이 장 행장의 리더십 핵심 평가 지표가 될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기업 생애주기별 맞춤형 금융을 강화하고 기술력과 성장성을 반영하는 여신 심사 체계로 혁신하는 한편, 그룹 역량을 결집한 'IBK 국민성장펀드 추진단'을 통해 전통적인 벤처 업무를 넘어 자본시장 기능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숙련된 안목으로 AI, 반도체, 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 분야의 숨은 진주를 발굴하고 첨단 혁신 산업 등 미래 먹거리 산업에 자금을 집중 투입하겠다"며 "기존의 여신 심사에서 벗어나 기업의 기술력과 미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할 수 있는 여신 심사 체계의 혁신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지역 균형발전'과 '포용적 공정 금융' 실현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75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채무 조정과 경영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장 행장은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과 취약 계층에게 금융은 곧 생존의 문제임을 잊지 않겠다"며 "장기화된 경영난으로 신음하는 소상공인에게 단순히 눈앞의 위기를 넘기는 임시방편적 지원이 아닌 저금리 대환대출, 채무조정, 경영 컨설팅을 연계한 종합 지원으로 실질적인 재기를 돕고 진정한 파트너로서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장 행장은 부당대출 사건으로 인한 내부 통제 현안을 의식한 듯 특히 '신뢰'를 강조하기도 했다. 흔들린 내부통제에 관한 확고한 쇄신 의지를 다진 것이다.
앞서 지난해 기업은행에서 발생한 882억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고는 금융권에 큰 충격을 줬다. 기업은행 임직원 배우자, 친인척, 입행 동기와 사적 모임 등 이해관계자들이 대출 관련 허위 서류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유용했다. 기업은행은 240억원 규모의 업무상 배임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지만, 금감원 검사 과정에서 규모는 882억원까지 불어났다.
금융사고가 발각된 직후 기업은행은 연루 직원에 대한 일벌백계와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을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연루자들에 대한 내부 징계는 모두 끝나지 않은 상태다. 현재 기업은행은 금감원으로부터 최종 제재 수준 통보를 기다리는 중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다수의 임직원이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장 행장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검증할 첫 번째 관문으로 지목된다.
이를 의식한 듯 장 행장은 취임 후 첫 메시지에서 "금융기관은 단 한차례의 사고만으로 고객의 신뢰를 완전히 잃을 수 있다"며 "철저한 금융·보호자 보호와 내부통제, 정보 보안 등 은행으로서 지켜야 할 기관에 충실하며, 보이지 않는 리스크까지도 선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철저한 내부 통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불필요한 보고 행위는 줄이고 권한을 현장에 과감히 위임해 형식이 아닌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상호 존중과 실질적인 토론 문화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역동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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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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