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말 떨어지기 무섭게"···금융지주, 상품도 전략도 '정책 코드'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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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떨어지기 무섭게"···금융지주, 상품도 전략도 '정책 코드' 올인

등록 2026.02.12 13:37

문성주

  기자

정부 "상생·포용, 지역 균형" 주문에 지주사들 선제적 대응 '분주'수익성 포기한 상품도 출시···업계 "칭찬 듣기 경쟁 치열" 지적도시그널 주면 알아서 움직이는 '신(新)관치'··· 주주 이익 훼손 우려↑

"말 떨어지기 무섭게"···금융지주, 상품도 전략도 '정책 코드' 올인 기사의 사진

최근 금융지주들의 경영 전략과 상품 출시가 철저히 정부의 '입김'에 따라 결정되는 기류가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가 정책 방향을 제시하면 금융사들이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이에 발맞춘 상품을 내놓고,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이를 공개적으로 칭찬하며 독려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상생 금융'의 일환이라는 설명과 함께 당국의 압박 속에 '신(新) 관치'의 시대가 열렸다는 자조 섞인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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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금융지주 경영과 상품 출시 정부 정책에 밀접하게 연동

수익성 일부 포기하며 정부 기조에 동조

'신(新) 관치' 시대 도래 평가

정책 동조화

지방 투자 확대 등 정부 의중 반영한 전략 추진

KB·신한금융 전주 금융타운 조성 계획 발표

대통령의 공개 칭찬이 업계 전반에 강한 신호로 작용

포용금융 상품 경쟁

신한은행, 청년 전용 4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출시 예고

은행 입장에선 리스크 크고 수익성 낮은 상품

정부 정책 명분이 수익 논리보다 우선

금리 인하와 상생 경쟁

우리금융, 개인 신용대출 최고 금리 7% 이하로 제한

금융당국의 극찬과 함께 업계 전반 확산 조짐

금융 취약계층엔 긍정적 효과

맥락 읽기

관치 방식 직접 압박에서 신호 중심의 세련된 형태로 변화

정부 정책에 대한 과도한 충성 경쟁 우려

수익성 훼손과 주주 이익 감소 가능성 제기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들은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경영 전략을 펼치는 '정책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먼저 금융지주들의 지방 투자 확대가 눈에 띈다.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전북 전주시에 '금융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도권 집중화 해소와 지역 균형 발전을 국정 과제로 내건 정부의 의중을 정확히 읽은 행보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KB금융의 사례를 콕 집어 "국가 균형발전에 조금 더 힘을 냅시다. KB그룹에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업계에서는 이 대통령의 공개적인 칭찬이 다른 금융지주들에 강력한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칭찬 한 마디가 갖는 파급력은 엄청나다"며 "경쟁사들 입장에서는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포용금융'에 발맞춘 신규 상품 경쟁도 뜨겁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신한은행이 올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청년 전용 4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다.

통상적으로 은행 입장에서 40년 초장기 고정금리 상품은 리스크가 크다. 높은 조달비용으로 인해 그간 시중은행이 시도해보지 않았던 상품으로, 사실상 마진이 남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신한은행이 이 상품을 출시하기로 한 것은 청년 주거 안정을 강조하는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에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은행의 수익 논리보다는 정책적 명분이 우선시된 셈이다.

'상생'을 위한 금리 인하 경쟁도 치열하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달부터 개인 신용대출 최고 금리를 연 7% 이하로 제한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시행 중이다.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대출 금리가 연 7% 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자동 조정하는 것이다. 우리은행이 그간 내준 개인 신용대출 최고 금리는 연 12%에 달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달 "되게 좋은 정책"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금융지주들의 행보는 고금리·고물가로 고통받는 금융 취약계층에게는 긍정적인 '단비'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사들이 정부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과도한 충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온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과거의 관치가 낙하산 인사나 직접적인 대출 압박이었다면, 지금은 정부가 '시그널'만 주면 민간이 알아서 수익을 포기하고 정책을 수행하는 세련된 형태의 관치가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입김에 맞는 상품과 전략이 늘어날수록 금융회사의 본질인 수익성이 훼손되고, 결국은 주주들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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