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빗썸 오지급 사고 '재앙'"···이찬진 원장, 가상자산 업계 경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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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오지급 사고 '재앙'"···이찬진 원장, 가상자산 업계 경고장

등록 2026.02.09 15:00

문혜진

  기자

금감원, 내부통제·자산관리 전면 점검현금화 이어지며 부당이득 법리 혼선 커져가상자산 정보시스템 구조적 결함 드러나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빗썸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가상자산 정보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을 문제 삼았다. 잘못 주입된 자산이 실제 거래와 현금화로 이어지면서 부당이득·원물 반환 등 기존 법리 적용이 복잡해진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9일 열린 2026년도 업무계획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에서 빗썸 사고와 관련해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가상자산 정보 시스템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잘못 입력된 데이터가 실제 거래로 이어지고, 현금화까지 이뤄질 수 있었던 점은 거래 안정성에 대한 불안을 증폭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빗썸이 이벤트 참여자에게 지급할 비트코인 수량을 잘못 입력하면서 발생했다. 당초 소액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려던 것이 단위 오류로 대규모 물량이 지급됐고, 일부 이용자가 이를 매도해 현금화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사고 발생 직후 보고를 받고 현장 점검에 착수해 사실관계와 이용자 피해 규모를 우선 확인하고 있다.

이 원장은 "이번 사안은 단순히 오지급 여부를 넘어서, 가상자산 거래의 안정성과 이용자 보호에 대한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빗썸의 고객자산 관리 실태와 전산 시스템, 내부 통제 구조를 점검 중이며, 점검 과정에서 법 위반 소지가 확인될 경우 즉시 검사로 전환해 엄정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를 가상자산 제도 정비 논의와 직결된 사안으로 보고 있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 정보 시스템 문제는 반드시 넘어야 할 핵심 과제"라며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유사한 사고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고는 가상자산 2단계 입법 과정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금감원은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을 앞두고 감독·규율 체계를 대폭 보완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 거래 안정성과 시스템 신뢰성 문제는 자본시장에 준하는 수준으로 관리돼야 한다"며 "단순 사후 제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장 불안이 기존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 ETF(상장지수펀드) 논의와 관련해 "가상자산과 레거시 금융이 계속해서 연동되고 있는 흐름"이라며 "한쪽이 흔들릴 경우 연쇄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장 상황을 보면 ETF를 포함해 연결 고리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며 금융 안정성 관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증권 분야 현안에 대해서도 감독당국의 인식이 일부 드러났다. 이 원장은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 인가와 관련한 질의에 대해 "정책 당국은 아니지만, 모험자본 기준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문제의식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감원의 제재나 감독으로 인해 인허가 과정에서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IMA와 발행 인가는 증권사들의 신사업 확대와 직결된 사안으로, 일부 증권사는 제재 절차와 인허가 심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이 원장은 "모험자본 관점에서 인허가가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과 관련한 논의도 이어졌다. 이 원장은 금감원 자본시장 특사경에 인지 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 금융위와 협의를 마쳤다며, 권한 남용 우려를 감안해 수사 착수 전 증선위 내 수사심의위원회 심의, 수사 과정에서 검사의 지휘, 금융거래정보 확보 시 법원 영장 등 엄격한 통제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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