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중국의 한국 내 전기차 굴기

등록 2026.01.3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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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에 판매된 수입 승용차는 30만7,769대다(KAIDA 통계). 현대차와 기아 등을 포함한 국내 전체 승용 판매에서 점유율은 19.9%로 전년 대비 2.1%P 증가했고 대수로는 4만4,089대가 늘었다. 연간 25만대 수준에 머물던 수입차 시장이 1년 만에 급격하게 확대된 셈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테슬라와 BYD 등 중국 BEV다. 늘어난 4만4,000대 중에서 테슬라 몫은 무려 3만166대에 달했고 BYD도 6,107대를 보태며 양사는 3만6,273대를 차지했다. 이외 나머지 증가분을 BMW(3,373대), 포르쉐(2,462대), 벤츠(2,067대), 아우디(1,697대) 등의 독일 브랜드가 분할했다.

그런데 생산지 분류상 수입차일 뿐 이들의 경쟁자는 당연히 현대차와 기아, KGM, 르노코리아 등 국내 자동차 기업이다. 하지만 브랜드 경쟁 전략은 미묘하다. BYD는 국내에서도 어떻게든 테슬라 대항마 이미지를 부각하려 한다. 가격 등의 모든 전략은 현대차 및 기아와 경쟁에 맞추지만 외형적으로는 테슬라를 주목한다. 태생부터 테슬라 경쟁자를 표방했고 실제 지난해 글로벌 판매는 테슬라를 뛰어넘었다. 양사 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BEV 판매에서 BYD는 225만대를 판매해 163만대에 그친 테슬라를 60만대 이상의 큰 격차로 따돌렸다.

반면 테슬라는 철저하게 현대차와 기아를 겨냥한다. 수입차 시장에선 별다른 경쟁자가 없는 탓이다. 게다가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제품 가격도 내렸다. 그만큼 줄어든 판매 이익은 소프트웨어 등의 판매로 보전하려 한다. 감독형 FSD 판매를 구독형으로 바꾼 것도 이익 확대의 연장선이다. 새로운 제품 개발에 많은 돈을 쓰기보다 기존 판매된 제품에서 유의미한 이익을 거두려는 전략이다.

그리고 테슬라를 옆눈으로 슬금슬금 바라보는 곳이 샤오펑과 지커 등의 중국 전기차 브랜드다. 그들도 자율주행 기능 만큼은 테슬라에 뒤지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 진출 초기에는 1회 주행거리, 다양한 편의품목을 내세우지만 테슬라 FSD에 열광하는 한국 소비자를 간과할 수 없다. 실제 BYD는 최근 '신의 눈(God's Eye)'으로 불리는 주행보조시스템 기본 탑재 모델을 21개 차종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10월까지 해당 시스템 탑재된 차는 20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시장 적용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자동차 구매 기준의 변화는 이제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간 BEV 구매자는 내연기관 대비 저렴한 에너지 및 유지비용, 정숙성, 그리고 환경에 기여한다는 일종의 자부심(?)이 작용했지만 이제는 지능 부문이 판단 영역에 들어왔다. 그리고 지능의 영향력이 매우 커졌음을 부인할 수 없고 내연기관 제조사도 에너지 종류를 떠나 지능 고도화에 매진해야 한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만든다.

그나마 현대차와 기아 등의 규모가 큰 곳은 지능 수준이 조금 낮아도 얼마든지 고도화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도 모기업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덩치가 작은 KGM 등은 지능 고도화가 쉽지 않다. 하드웨어 적용은 가능하지만 소프트웨어를 통한 통제력 확보가 어렵다.

이럴 때 현대차그룹의 지능을 KGM이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오히려 데이터 축적 측면에서 서로 유기적인 관계가 형성되지 않을까? 한국에 들어가려는 중국 전기차 기업의 수준 높은 자율주행 구현이 실현될수록 국내 제조사 모두에게 위협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권용주 퓨처모빌리티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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