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사상 최대'·'메가 사이클'···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다음 승부수는 '10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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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메가 사이클'···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다음 승부수는 '100조'

등록 2026.01.30 07:39

수정 2026.01.30 07:50

고지혜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분기 영업익 '20조'이익률 58% vs 37%···고부가 HBM에 갈려올해 연간이익 '100조 시대' 개막 점쳐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반도체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되살아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라는 대형 수요를 등에 업고 나란히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메모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한동안 잊혔던 '메가 사이클'이라는 표현까지 다시 등장하고 있다. 두 회사가 같은 국면에서 동시에 최고 성과를 기록한 만큼, 실적 이후의 경쟁 구도 역시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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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AI 인프라 수요에 힘입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 달성

메모리 공급 부족, '메가 사이클' 재등장

양사 실적 경쟁 구도 주목

숫자 읽기

삼성전자 4분기 매출 94조원, 영업이익 20조원

SK하이닉스 4분기 매출 32조8270억원, 영업이익 19조1700억원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 58%, 삼성전자 DS부문 37%

SK하이닉스 HBM 시장 점유율 약 60%

자세히 읽기

SK하이닉스, HBM3E·HBM4 동시 공급 가능 유일 업체로 평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높아 수익성 우위

삼성전자, HBM3E 인증 지연으로 시장 주도권 확보에 한발 늦음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 부문 적자, 전체 수익성에 부담

향후 전망

AI 인프라 투자 확대, 메모리 수요 급증 추세 지속 예상

양사 올해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 진입 가능성 언급

SK하이닉스,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 HBM4 공급 확대

삼성전자, HBM 매출 3배 성장 전망·2나노 공정 수주 강화 목표

맥락 읽기

삼성전자, 메모리 외 파운드리·시스템LSI 부문 적자 지속 구조적 과제

파운드리 사업 미국·중국 대형 고객사 수주 논의 확대

미국 내 첨단 칩 조달 환경 변화, 삼성전자의 대안 부상 가능성

선단 공정 안정화·기술 경쟁력 강화로 중장기 수익 구조 개선 추진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94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전날 매출 32조8270억원, 영업이익 19조1700억원을 거두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양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동시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반도체 업황 회복의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HBM'이 가른 수익성···영업이익률 20%p 벌어졌다


최대 실적 이면에서는 수익성 격차가 뚜렷하게 갈렸다. 업계가 주목하는 지표는 영업이익률이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에서 비용을 제외한 순수 이익 비율로, 제품 포트폴리오와 원가 구조의 효율성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실제 수치는 극명했다. SK하이닉스는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인 5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별도 영업이익률은 37%에 머물렀다. 동일한 메모리를 판매하더라도 남기는 이익에서 약 20%포인트 차이가 난 셈이다.

이 같은 격차의 핵심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에서 갈린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률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단가가 높고 마진이 큰 제품의 비중을 확대해야 하는데, 이 지점에서 SK하이닉스가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HBM3E와 차세대 HBM4를 동시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업체로 꼽힌다. 2013년 세계 최초 HBM 양산 이후 축적된 기술력과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2024년 3분기 40.0%를 시작으로 5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률 4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약 60%에 달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4.4%까지 떨어졌던 영업이익률을 단기간에 30%대까지 끌어올리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초기 HBM3E 품질 인증 지연으로 시장 주도권 확보에는 한 발 늦었다는 평가다. HBM 출하량을 하반기부터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초기 공급 물량이 제한적인 만큼 단기간에 시장 구도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메모리 외에도 시스템반도체(LSI)와 파운드리 사업을 병행하고 있어 영업이익률에 구조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 이들 부문에서 발생한 적자가 1조원 이상으로 확대되며 전체 수익성을 희석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수익 메모리 사업이 전체 영업이익을 견인하고 있지만, 적자가 지속되는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 부문이 영업이익률을 갉아먹는 구조"라며 "이 부문의 개선 없이는 수익성 격차 축소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반도체 호황···'분기 20조'는 뉴노멀


시장 관심은 이제 이 같은 실적이 일회성에 그칠지, 아니면 구조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쏠린다. 업계에서는 향후 수년간 양사의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반도체 업황을 꼽는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단일 사업에 집중하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전사 영업이익의 약 80%가 DS부문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반도체 시장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배경으로 호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메모리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공급 확대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서버 고객은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PC·모바일용 메모리 역시 공급 제약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낸드플래시도 서버·기업용 SSD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며 가격 회복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각각 연간 영업이익 130조원, 110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이른바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 진입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 측은 "HBM4는 재설계 없이 지난해 샘플 공급 이후 고객 평가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주요 고객사 요청에 따라 2월부터 최상위 속도 11.7Gbps 제품을 포함한 물량을 양산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올해 2분기부터 30조원을 넘어 4분기에는 35조원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SK하이닉스 역시 실적 가시성이 높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분기 내내 영업이익 20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4분기에는 약 29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에 사용될 HBM4 물량의 상당 부분을 SK하이닉스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수익 구조의 안정성까지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독주 속 삼성의 숙제···파운드리 반전 올까


다만 삼성전자는 메모리 호황 속에서도 파운드리 사업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시스템LSI를 포함한 파운드리 부문 적자는 약 6조8000억원으로 추정되며, 4분기에도 1조원 이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에서 분기 기준 18조원에 달하는 이익을 내고도 조 단위 손실이 반복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세워 온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아우르는 턴키(Turnkey) 전략 역시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성과로 체감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최근 들어 분위기 변화의 조짐도 감지된다.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수주 논의가 확대되면서 삼성전자가 미국과 중국 등 대형 고객사들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사장은 "주요 고객사들과 성능·전력·면적(PPA) 평가와 테스트 칩 협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양산 전 단계의 기술 검증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HPC·AI용 응용처를 중심으로 2나노 공정 수주 과제를 전년 대비 130%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각에서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50조원 규모 파운드리 공장의 가동 시점이 반전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의 첨단 공정 해외 이전을 제한하는 'N-2 규정'으로 TSMC가 2나노 공정을 미국에서 양산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미국 내 첨단 칩 조달이 필요한 고객사들에게 삼성전자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강 부사장은 "하반기부터 2나노 2세대 공정을 적용한 신제품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며, 4나노 성능·전력 최적화 공정도 준비 중"이라며 "선단 공정 안정화와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중장기 수익 구조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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