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평당 1억 신화, 압구정·성수까지···한강 전역에 '아크로' 제국

부동산 도시정비 한강벨트 격전 SWOT 분석-④DL이앤씨

평당 1억 신화, 압구정·성수까지···한강 전역에 '아크로' 제국

등록 2026.03.16 06:05

김성배

  기자

S='아크로' 한강변 시세 주도 W=압구정에서 수주 갈지자 행보 논란O='성수2지구' 호시탐탐·한강 삼각축 구축 T=경쟁사 하이엔드 견제구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강변의 시세는 결국 '아크로(ACRO)'가 결정한다."

대한민국 하이엔드의 시초 브랜드 '아크로'를 앞세운 DL이앤씨가 2026년 한강변 수주전에서 다시 한번 '절대 지도' 완성을 선포했다. 반포 '아크로 리버파크'가 증명한 '평당 1억 시대'의 신화를 압구정과 성수에 이식해, 한강의 남과 북을 아우르는 '아크로 제국'을 건설하겠다는 포부다.

아크로는 단순히 아파트 브랜드를 넘어 상위 1% 자산가들에게 '성공의 아이콘'이자 '가장 소유하고 싶은 공간'으로 통한다. 한강변 랜드마크의 지형도 또한 독보적으로 재편해왔다. 특히 대한민국 부촌의 상징인 한남-성수-압구정을 아크로의 깃발 아래 하나로 묶어 '하이엔드 트라이앵글' 구축 전략은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위상 뒤로 DL이앤씨는 현재 '내우외환'의 파고를 넘고 있다. 주택사업 비중 축소 기조에 따른 도시정비 일부 핵심 인력의 이탈 등 인력 재편과 더불어, 압구정 4구역에서 5구역으로 급선회한 '갈지자' 수주 행보가 조합원들 사이에 깊은 불신을 심어줄 수도 있다. 한남 5구역과 성수 2지구라는 거대 축을 움켜쥐고 '아크로 제국'의 정점을 찍으려는 DL이앤씨의 야심이 '수주 전략적 일관성' 논란 앞에 서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뉴스웨이는 한강벨트 격전지 분석 4편에서 DL이앤씨의 이러한 전략적 우회와 조직 및 내부 사업 전략을 감안해 SWOT 분석을 통해 '아크로'가 그리는 하이엔드 제국의 실체와 그 이면을 심층 분석했다.

◇강점(Strength)|'아크로'의 압도적 브랜드 파워
DL이앤씨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하이엔드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아크로(ACRO)' 브랜드 그 자체다. 반포 '아크로 리버파크'는 2020년대 초반 국내 최초로 전용면적 84㎡ 기준 '평당 1억 원' 시대를 열며 대한민국 부촌의 지도를 바꾼 상징적 단지다. 2026년 현재 이 단지의 실거래가는 3.3㎡당 1억 5000만 원에서 1억 7000만 원 선을 상회하며 여전히 한강변 시세 대장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잠원 '아크로 리버뷰' 역시 한강 조망 특화 설계를 통해 인근 단지 대비 20% 이상의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 흑석 '아크로 리버하임'은 비강남권임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하이엔드에 육박하는 시세를 형성하며 '아크로가 들어서면 동네 급이 바뀐다'는 공식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했다. 이러한 압도적 수치는 압구정과 성수동 등 자산가들이 집결한 지역에서 아크로를 '자산 가치 상승의 절대적 보증수표'로 각인시키는 핵심 동력이기도 하다.

아크로 브랜드 관리도 강점이다. 아크로는 하이엔드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적용 기준을 고수하며 희소성을 관리해왔다. 이러한 브랜드 관리 능력은 "아크로가 들어서면 동네의 체급이 바뀐다"는 확고한 시장 신뢰를 구축했다. 특히 압구정과 성수동 등 상위 1% 자산가들이 집결한 지역에서 아크로의 선호도는 현대건설의 '디에이치'나 삼성물산의 '래미안'을 위협할 만큼 견고하다.

요란한 마케팅 대신 '시세'로 증명하는 아크로의 실리적 프리미엄은 DL이앤씨가 한강변 수주전에서 항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근본적인 동력이라는 분석이다.

◇약점(Weakness)|흔들리는 조직 전열···압구정 4·5구역 놓고 오락가락

DL이앤씨의 최대 약점은 주택사업 비중 축소 분위기와 압구정에서의 갈지자 수주 행보에서 기인한다. DL이앤씨는 최근 2년간 플랜트와 토목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명분으로 전체 매출 내 주택사업 비중을 기존 70%대에서 50% 중반까지 낮추는 보수적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 과정에서 주택사업 본부 내 임원급 등 인사를 비롯해 상당수의 도시정비 등 핵심 영업 및 설계 인력이 경쟁사로 적지 않게 이탈하며 조직 경쟁력에 누수가 생기는 분위기다. "브랜드는 1등인데 현장 대응 실무진의 무게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시장의 냉정한 평가는 DL이앤씨가 직면한 뼈아픈 현실이다.

특히 압구정 4구역에서 5구역으로 주 타깃을 급변경한 것은 이러한 조직적 혼선이 대외적으로 드러난 요인으로 꼽히며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이럴 경우 4구역 조합원들에게는 배신감을, 5구역 조합원들에게는 '기회주의적인 태도'와 '4구역 매몰 비용의 전가 가능성'이라는 의구심을 동시에 심어줄 수 있다.

브랜드 명성에 걸맞지 않은 아마추어적 전략 수정이 압구정 내 '아크로 신뢰론'에 균열을 낸 셈이다. 조직 내부의 피로도와 대외적 신뢰도 하락이 결합되면서, 하이엔드 제국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롭게 될 수 있다.

◇기회(Opportunity)|성수2지구 재도전···한강 '하이엔드 골든 트라이앵글' 구축
수주 전략의 혼선에도 불구하고, 한강의 요충지를 잇는 '아크로 벨트' 확장 기회는 여전히 유효하다.

DL이앤씨는 현재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압구정 5구역과 더불어, 지난해부터 수주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성수 2지구를 동시에 석권해 한강 전역을 잇는 '절대 지도'를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성수 2지구 수주를 위해 DL이앤씨는 이미 '성수동 전담 TFT'를 꾸리고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에 나서는 등 물밑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한강변 최대어 중 하나인 한남 5구역까지 1조7000억원 규모의 수주를 확정지으며 아크로의 깃발을 꽂은 상황이다. 이를 통해 DL이앤씨는 반포-압구정(남단)과 한남-성수(북단)를 잇는 이른바 '하이엔드 골든 트라이앵글'을 구축하게 됐다.

서울시의 초고층 규제 완화 기조와 디자인 혁신안 역시 기회다. 마천루 시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70층 높이의 초고층 단지를 구축한다면,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리며 한강변 마천루 시장의 '글로벌 표준'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전망이다.

◇위협(Threat)|"하이엔드 인플레이션"···디에이치·써밋·르엘의 파상공세
외부적 위협은 한층 거세지고 있다. 현대건설 '디에이치'의 물량 공세와 더불어 대우건설 '써밋', 롯데건설 '르엘' 등 후발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파격적인 이주비 지원과 금융 조건을 앞세워 아크로의 영토를 잠식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너도나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아크로만의 '희소성'이 시장 전체의 하이엔드 인플레이션으로 희석될 위험에 처한 것이다.

또한 고가 자재와 특화 설계가 필수적인 하이엔드 시장에서 공사비 급등에 따른 조합과의 갈등 리스크가 건설사의 수익성 보전 의지와 충돌하며 수주전의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압구정과 성수동 등 상위 1% 사업지일수록 공사비 검증에 대한 조합의 눈높이가 까다로워져 브랜드 프리미엄만으로는 돌파하기 힘든 국면에 진입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아크로 브랜드의 최대 변곡점이 될 수 있다"면서 "성수 2지구에서는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과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압구정에서는 현대건설과의 진검승부도 펼칠 예정이다. 승패 여부에 따라 아크로가 하이엔드 맹주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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