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10년의 시간, 그리고 새로운 10년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임주희의 더 메커니즘

10년의 시간, 그리고 새로운 10년

등록 2026.01.14 15:30

임주희

  기자

reporter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 강산이 변하듯 세상 모든 것이 변한다는 말이지요. 10년 사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격변했습니다.

10여 년 전 제약 산업을 출입하던 당시 가장 뜨거웠던 이슈 두 가지가 생각납니다. 첫 번째는 '의약품 리베이트 쌍벌제'입니다. 이는 의약품 및 의료기기의 거래에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자와 수수한 자 모두 처벌하는 제도입니다. 도입 당시 제약업계를 '범죄집단'으로 치부한다며 거센 반발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제약업계가 규제산업이라고 하더라도 정부의 정책은 과도하다는 의견도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제약업계 스스로 정화하긴 쉽지 않았습니다. 국내 제약사 매출의 다수가 제네릭 의약품에 의지했고 마케팅, 영업이 곧 매출로 이어졌습니다. 그만큼 제약사 간 경쟁이 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쌍벌제는 도입됐고 이후 리베이트 투아웃제도도 실시됐습니다.

또 다른 이슈는 '비아그라 한국 특허 만료'입니다. 발기부전치료제의 대표 품목인 한국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 특허가 만료되자 국내 제약사들은 앞다퉈 제네릭 의약품을 출시했습니다. 당시 한미약품은 '팔팔정'을 비아그라의 1/4 가격에 출시하며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에 나섰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제네릭 의약품을 미래 먹거리로 삼는 제약바이오 기업은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10여년 동안 관련 산업은 급변했고 발전했으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열린 '2026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선 국내 기업 5곳이 공식 발표 기업으로 초청됐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메인트랙에 선정됐고 디앤디파마텍·알테오젠·휴젤은 아시아태평양(APAC) 세션에서 발표에 나섰습니다.

기업들의 성장세도 놀랍습니다. 대표적인 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영업이익률은 40%를 기록했지요.

과거 신약을 만드는 것은 '꿈'이자 '돈 먹는 하마'로 거론됐지만, 지금은 '충분히 실현 가능한' 영역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기술 이전이라는 새로운 사업 분야에서 다수의 기업들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제약바이오산업은 규제산업이지만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수명을 늘리고 싶은 욕구, 건강하게 늙고 싶은 욕구, 희귀질환을 정복하고자 하는 욕구 등이 제약바이오산업의 성장동력입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정부는 올해를 '경제 대도약 원년'으로 선언하고 반도체, 인공지능(AI), 방산과 함께 바이오에 정책, 재정, 금융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방침입니다. 바이오의 경우 신약·첨단 의료기기를 육성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확대에 나설 방침입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지원합니다. 이를 위해 국무총리 소속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올해 1분기 중 바이오 산업 정책 로드맵을 마련·발표할 계획입니다. 이미 보건복지부는 '제약바이오산업과'를 신설했습니다. 이는 제약바이오헬스 강국을 실현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입니다.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K-바이오' 위상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 험합니다. 업계는 메가 펀드를 원하는데 정부는 'K-바이오 백신 펀드' 추가 확충이나 1500억원 규모의 임상 3상 복합 펀드 정도를 거론하니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약가 인하 추진도 제약업계의 고민이지요.

어찌 보면 산업이 커지는 과정 속에서 성장통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성장 욕구가 교집합되는 올해, 어떤 연말을 맞이할지 궁금합니다. 그간의 제약바이오산업의 변화 속도를 고려한다면 올 연말엔 제약바이오가 우리 경제의 중심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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