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성장 기대감 하나로 버틴 제약·바이오에 닥친 위기

ICT·바이오 제약·바이오 동전주 퇴출 직격탄

성장 기대감 하나로 버틴 제약·바이오에 닥친 위기

등록 2026.02.27 07:07

임주희

  기자

금융당국, 오는 7월부터 1000원 미만 주식 퇴출 강화기술 인정 받아 시장 입성한 기업들, 주가 관리 곤혹 시장 퇴출 시 존립 위기···산업 구조 고려한 보완책 필요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금융당국이 코스닥시장 혁신 제고를 위해 오는 7월부터 보통주 1주당 1000원 미만인 '동전주'를 퇴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그간 시장에서 '성장 기대감'으로 버텨온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긴장하는 모양새다. 시장 퇴출이 이뤄질 경우 회사가 존립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선 투자-후 매출'인 사업의 구조를 고려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달 초 코스닥 시장 개선을 목표로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폐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시가총액과 동전주, 완전자본잠식, 공시위반 관련 요건 등을 강화·신설했다. 시총의 경우 기존 상향 조정 계획을 조기화해 오는 7월 150억원 기준에서 내년 1월 300억원으로 강화한다. 동전주의 경우 주가 1000원 미만일 때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하고, 동전주를 액면병합하는 경우와 '병합 후 액면가 미만'인 경우도 요건에 포함된다. 액면가 500원, 주가 300원인 기업이 동전주 상폐요건 회피를 위해 액면가 2000원으로 병합(주가 1200원)해도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다.

세부 기준은 이렇다. 강화된 시가총액 요건과 동일하게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인 경우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이 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가 된다. 심사 없이 요건에 해당하면 상폐가 되는 것이다.

코스닥 기업 상장폐지 실질심사 시 부여 가능한 최대 개선 기간도 기존 1.5년에서 1년으로 축소된다. 또한 상장폐지 가처분 소송의 신속 처리를 위한 법원 등과 협의도 추진한다. 이는 상장폐지 결정 증가시 법원 결정 소요 기간이 길어져 최종 퇴출이 지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시뮬레이션 결과 동전주 요건이 추가되면서 올해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 수는 당초 예상했던 50개사보다 100여 개 늘어난 150개사 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당국이 동전주 잡기에 나선 것은 높은 주가 변동성과 낮은 시가총액 등이 주가 조작 대상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 기대감'으로 증시에 입성해 주가가 낮아진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발 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제약바이오는 물론 의료기기 업체까지 고려한다면 동전주라는 이유로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약 40여 개사다.

기술특례상장으로 시장에 입성한 기업들은 당장의 매출이나 이익보다는 기업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경우다. 공모자금으로 현재 진행 중인 임상에 추가 투자해 3~5년 이내 성과를 내려는 기업들이 다수다.

그렇다 보니 매출은 발생하지 않고 비용만 나가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익이 나지 않다 보니 시장에서 투자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약 개발이나 기술 수출에 성공하면 주가는 고공행진을 한다.

코스닥 시가총액 3위 기업인 알테오젠의 경우 2014년 12월에 기술성장기업으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했고, 2023년 8월까지 주가가 5만원을 넘지 못했지만 2024년 2월 주가가 13만원으로 급등했으며, 같은 해 6월엔 28만원을 돌파했다. 주가 상승은 머크(MSD)와의 독점 계약이 도화선이 됐다. 알테오젠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장중 56만9000원까지 올랐다. 불과 2년만에 100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모든 제약·바이오 기업이 알테오젠과 같은 성장을 할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가격'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다소 아쉽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보통주 1주당 1000원 이상 제약바이오 기업도 마음이 편한 상황은 아니다. 임상이 실패하거나 자금 조달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선 코스피 시장 개선을 위한 정책에 동의하면서도 갑작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A기업 관계자는 "상장사이기 때문에 주가를 관리해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이익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하다"며 "투자할 자금도 부족한 상황에서 주주환원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제한적"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산업의 구조를 고려한다면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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