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제약·바이오업계, '개발' 이전에 '생존'부터

ICT·바이오 제약·바이오 동전주 퇴출 직격탄

제약·바이오업계, '개발' 이전에 '생존'부터

등록 2026.02.27 07:08

임주희

  기자

신약 개발 장기화···주가 방어 위한 다각적 시도 나서지만 주당 1000원 미만 제약·바이오 기업들, 묘책 부재에 '당혹'주가 상승 위해 고심하나 자본·경험 부족으로 결정 못내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금융당국이 주당 1000원 미만 기업의 시장 퇴출을 선언한 가운데 약 30곳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퇴출 위기에 몰렸다. 이에 기업들은 증시에서 생존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지만 묘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주당 1000원 미만 기업 중 제약바이오 기업은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메타케어,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바이오프로테크, 이노인스트루먼트, 케이바이오, 에이프로젠, 케이엠제약, 오리엔트바이오, 휴럼, 경남제약, 유틸렉스, 에스씨엠생명과학 등 30여 곳이다.

시가총액 기준과 완전자본잠식, 공시위반 요건도 강화됨에 따라 동전주 외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증시에 살아남기 위해 고심 중이다.

시가총액의 경우 올해 초 4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상향됐다. 금융당국은 당초 내년 1월에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2028년 1월에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조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를 예정보다 앞당겨 오는 7월부터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내년 1월엔 300억원까지 올리기로 했다. 이를 적용하면 30여 기업이 시총 상향조정으로 인해 상장폐지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완전자본잠식 요건의 경우 현재는 사업연도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인 경우만 상장폐지요건으로 규정하나 이제는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인 경우로 확대된다.

공시위반에 따른 상장폐지 기준도 기존 '최근 1년간 공시벌점 15점 누적'에서 '최근 1년간 공시벌점 10점 누적'으로 하향조정된다. 중대하고 고의적 공시위반의 경우 한번이라도 위반하면 상장폐지 대상 범위에 포함된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선 부실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당국의 목적엔 공감하나 기업에 좀 더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대기업이 아닌 이상 주가를 관리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 주가를 상장폐지 기준으로 둔다는 점에서도 다소 아쉽다는 의견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임상을 진행하는 기간이 길고 해당 기간 동안엔 기술력 등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받는다. 이로 인해 상장 이후 주가가 우하향을 기록한다.

하지만 기술 수출이나 신약 개발에 성공한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주가는 급등하고 기업은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된다.

일단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기 위해 주가 관리를 두고 고심 중이다. 당장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주주환원 정책 등을 단행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에 회사의 상황을 알리는 방법도 녹록지 않다.

일부 기업의 경우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며 증시에서 퇴출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모든 기업이 이 같은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투자금의 한계는 물론 기업 본업 훼손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2019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백신 연구개발 기업인 셀리드가 대표 사례다. 셀리드는 코스닥 상장 유지 매출 요건을 갖추기 위해 지난 2024년 3월 빵 판매업체인 '포베이커'를 인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 60억원을 기록했다. 본업인 신약 개발이나 위탁생산(CMO) 부문 매출은 전무하다.

상장을 유지하고 주가도 2000원대이지만 안심할 순 없는 상태다. 지난 1월 포베이커 창업자이자 전 대표인 김철용 씨가 '사업반환 청구의 소'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소송에서 셀리드가 패소할 경우 매출은 다시 0원에 가까워진다. 이 경우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해 상장폐지가 될 수 있다.

기술특례상장으로 시장에 입성한 A바이오 기업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기업 다수가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병행하는데, 개발로는 매출을 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나마 유사한 사업을 함께하면서 매출을 만들고 연구도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렵게 들어온 증시에서 버티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지만 회사의 조치가 주가상승으로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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