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SPC, 지주사 체제 전격 전환...3세 승계 '마지막 퍼즐' 맞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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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지주사 체제 전격 전환...3세 승계 '마지막 퍼즐' 맞추나

등록 2026.01.13 14:52

서승범

  기자

'상미당' 옥상옥 구조로 지배구조 투명화 표방승계 재원 마련 위한 '지렛대' 확보 분석"특이사항 없다" 몸 낮추는 SPC

SPC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 대해 3세 승계를 위한 포석을 놓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허진수(우측) 부회장과 허희수 사장. 사진제공=SPC그룹.SPC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 대해 3세 승계를 위한 포석을 놓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허진수(우측) 부회장과 허희수 사장. 사진제공=SPC그룹.

SPC그룹이 '상미당홀딩스(SMDH)'를 공식 출범시키며 지주회사 체제로 전격 전환했다. 창업주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이 세운 전신 '상미당'의 이름을 딴 지주사를 세워 '글로벌 100년 기업'을 향한 거버넌스 개편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재계의 시선은 이번 개편이 오너 3세인 허진수 부회장과 허희수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완성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에 쏠리고 있다.

SPC그룹은 13일 지주회사인 상미당홀딩스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지주사 체제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주력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은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를 지주사인 '상미당홀딩스'와 사업회사인 '파리크라상'으로 물적 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상미당홀딩스는 앞으로 그룹 전체의 중장기 비전과 글로벌 전략 수립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SPC 측은 "기존 파리크라상이 사업과 지주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순수지주사를 통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설된 상미당홀딩스의 지분 구조는 기존 파리크라상과 판박이다. 허영인 회장이 63.3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장남 허진수 부회장(20.33%), 차남 허희수 사장(12.84%), 허 회장 배우자 이미향 씨(3.54%) 등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장악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지주사 전환을 단순한 거버넌스 개선으로만 보지 않는다. 중장기적으로 3세들의 지배력 강화와 막대한 상속·증여세 재원 마련을 위한 '정교한 설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물적 분할을 통해 지주사를 세움으로써 향후 승계 과정에서 선택지가 대폭 넓어졌다. 허 부회장 형제가 보유한 SPC삼립(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 지분을 지주사에 현물 출자하고 상미당홀딩스의 신주를 배정받는 방식(스왑)을 택할 경우, 추가 자금 투입 없이도 그룹 최상단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 현재 허진수 부회장과 허희수 사장은 SPC삼립 지분을 각각 16.31%, 11.94% 보유 중이다.

또한, 신설된 사업회사인 파리크라상을 상장시키거나 지주사의 유상증자를 통해 승계에 필요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인 파리크라상을 직접 물려받는 것보다 지주사 체제 내에서 지분 가치를 조정하거나 자산 효율화를 꾀하는 것이 세무적 측면에서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PC그룹 측은 승계 시나리오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주사 상장이나 유상증자 등 구체적인 계획은 당분간 없다"며 "거버넌스 체계 확립 외에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는 상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상미당이라는 뿌리 깊은 이름을 지주사명으로 택한 것은 승계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중도 읽힌다"며 "향후 3세 경영인들이 어떤 방식으로 지주사 지분을 늘려갈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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