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AI에 팔과 다리를 붙이니"···아틀라스·클로이드가 펼친 새로운 일상

산업 전기·전자 CES 2026

"AI에 팔과 다리를 붙이니"···아틀라스·클로이드가 펼친 새로운 일상

등록 2026.01.09 08:33

미국 라스베이거스 

김다정

,  

차재서

  기자

"꼭 봐야죠"···현대차·LG전자 부스 연일 문전성시 춤추고 악수하는 中 로봇, 이색 퍼포먼스로 화제 "사람 모방 치중하지 말고 실질적 가치 제시해야"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The Atlas product). 사진=김다정 기자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The Atlas product). 사진=김다정 기자

"AI(인공지능)에 팔과 다리가 생겼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은 인류가 AI로 실현하려는 미래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무대였다. 모니터 밖으로 나와 로봇으로 탈바꿈한 AI는 두 다리로 걷고 양팔로 교감하며 사람과 기계가 공존하는 새로운 일상을 제시했다.

8일(현지시간) CES 2026 개막 사흘째를 맞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주인공은 단연 로봇이었다. 주요 기업 부스마다 여러 동작을 구현하는 로봇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들을 직접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현장은 늘 문전성시를 이뤘다.

예견된 장면이었다. 자동화 도구에 머물던 AI가 창의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로 진화한 데 이어, 물리적 세계를 인식·이해하고 행동 결과까지 만들어내는 '피지컬 AI'로 확장되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각 기업이 얼마나 사람에 가깝고, 실생활에 유용한 형태로 제품을 구현했는지가 관건이었다.

전시장을 채운 로봇들은 단순한 시연용 장치와 결이 달랐다. 대상을 인식하고 음성과 제스처에 반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두 다리로 걷는 등 사람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제품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CES 2026의 슈퍼스타는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였다. 56개의 자유도(DoF)를 갖춰 대부분의 관절이 완전히 회전하고 사람과 유사한 크기의 손에 촉각 센서까지 탑재한 이 제품은 올해 공개된 휴머노이드 중 가장 자연스럽다는 찬사를 받았다.

아틀라스는 최대 50㎏의 중량을 들어 올릴 수 있으며 2.3m 높이까지 작업 범위를 확보했다. 영하 20도에서 40도의 환경에서 성능을 발휘하고 방수 기능도 갖췄다. 외형과 성능 전반에서 산업 현장에 투입할 수 있을 정도의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현대차그룹 부스는 아틀라스 시연을 보기 위해 모여든 관람객으로 연일 붐볐다. 아침부터 늦은 시간까지 1836㎡ 규모 대형 전시관을 한 바퀴 에워싸는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현대차가 전시관을 꾸린 LVCC 웨스트홀은 전통적으로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몫인데, 아틀라스의 존재감이 도드라지다보니 '로봇관' 같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CES 2026 현장에서 펼쳐진 LG 클로이드 시연 사진=차재서 기자CES 2026 현장에서 펼쳐진 LG 클로이드 시연 사진=차재서 기자

AI 홈로봇 'LG 클로이드'도 화려하게 데뷔했다. 두 팔과 다섯 개 손가락으로 섬세하게 움직이는 이 제품은 바구니에서 세탁물을 꺼내 세탁기에 넣고, 세탁이 완료된 수건을 정리하는 모습으로 전세계 관람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클로이드는 머리와 두 팔이 달린 몸체, 휠 기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하체로 구성됐다. 팔은 어깨 3가지(앞뒤·좌우·회전), 팔꿈치 1가지(굽혔다 펴기), 손목 3가지(앞뒤·좌우·회전) 등 총 7가지 구동 자유도(DoF)로 움직인다. 사람 팔의 움직임과 동일한 수준이다. 5개 손가락도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관절을 갖췄다.

LG전자는 다양한 가전을 제어하며 집안일도 직접 수행하는 '클로이드'를 앞세워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라는 가전 사업의 궁극적 목표에 한 발 다가서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로봇 영역에서도 중국 기업의 활약은 대단했다. 이족보행은 기본, 엔터테인먼트 요소까지 갖춘 이들의 로봇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악수를 나누는 등 흥미로운 무대를 연출하며 시종일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전기업 하이센스의 '하이로봇', 애지봇의 ▲A2 ▲X2 ▲G2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유니트리는 링 위에서 사람과 로봇이 복싱 경기를 펼치는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았다. 특정 시간에 열리는 시연을 놓치지 않으려 시계를 자주 들여다보며 부스 주변을 서성이는 관람객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중국 애지봇이 CES 2026 현장에 전시한 휴머노이드 로봇 사진=차재서 기자중국 애지봇이 CES 2026 현장에 전시한 휴머노이드 로봇 사진=차재서 기자

중국은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출시가 됐느냐는 질의에 하이센스와 에지봇 관계자는 수요가 크진 않지만, 제품이 수천만원에 판매되고 있다며 입을 모았다. 지금은 비싸지만, 추후 생산이 안정화되면 가격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전망도 공유했다.

현장에선 CES 2026을 기점으로 로봇 시장의 주도권을 쥐려는 한국과 중국 기업의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사람의 모습을 모방하는 데 치중할 게 아니라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산업 현장과 일상 생활에서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 기업 로봇의 경우 상대적으로 복잡한 동작을 구현할 수 있지만, 활용도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무거운 부품을 옮기는 아틀라스처럼 생산 공정에 투입할 정도의 성능을 갖추지 못했을 뿐 아니라, 지금으로서는 전시장 안내, 상점 홍보와 같은 단순한 영역에 쓰인다는 게 이들 기업의 전언이다.

잭 재코우스키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개발 총괄은 LVCC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중 "중국 업체가 이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것을 알고 있지만, 퍼포먼스 측면에 초점이 맞춰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도 중요한 이슈지만, 로봇이 현장에서 어떤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걸어 다니거나 쿵후만 선보인다면 경제적 효용을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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