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고려아연, '희소금속 회수기술' 국가핵심기술 지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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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희소금속 회수기술' 국가핵심기술 지정 추진

등록 2025.12.29 18:29

김제영

  기자

국가 경제·안보 직결되는 국가핵심기술 보호 노력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사진=고려아연 제공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사진=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은 '아연·연·동 통합공정을 활용한 희소금속 농축·회수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산업통상부에 제출했다고 29일 밝혔다.

희소금속은 첨단·방위산업의 필수 소재로 전 세계 주요 국가와 기업이 앞다퉈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핵심광물이다. 고려아연은 이번에 해당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국가경제와 안보에 직결되는 기술을 보호하고, 국내 첨단·방위산업의 경쟁력을 안정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기술은 통합공정으로 이뤄진 아연과 연, 동 제련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단순 처리(폐기)하지 않고 순환·농축함으로써 희소금속이자 핵심광물인 비스무스와 인듐, 안티모니, 텔루륨을 회수하는 생산기술이다.

이 기술은 한 제련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을 다른 제련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과 함께 재처리해 농축률을 높이고, 이 작업을 반복해 농축률을 극대화한다. 고려아연의 희소금속 생산기술은 해외 경쟁사와 비교해 순도(품질), 효율성, 생산능력, 수익성, 친환경성 등에서 우위를 갖고 있다.

일례로 반도체, 전자, 항공우주 산업에 쓰이는 인듐은 지난해 기준 연간 생산량 92톤으로, 고려아연이 전 세계 제련소 가운데 가장 많이 생산하는 핵심광물이다. 순도는 99.999%로 높으며, 미국이 수입하는 인듐의 약 30%를 고려아연이 책임지고 있다.

특히 이번에 신청한 기술은 다양한 희소금속 추출 및 제조 공정을 총망라한 통합공정 기술로 안티모니 제조 기술도 일부 포함돼 있다.

안티모니 제조 기술은 국가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안티모니가 가진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해온 일부의 반대 의견이 제기되면서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무산된 바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1월 전략광물 안티모니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신청했다.

해당 기술은 기존 건식제련 기술과 비교해 제조원가를 절감할 수 있고 대기오염물질 배출량도 줄일 수 있는 공법이다. 안티모니가 방위산업의 필수 소재라는 점까지 더해지면서 경제안보 차원에서 국가핵심기술 지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고려아연은 국내 안티모니 전체 수요의 약 53%(2024년 기준 3604톤)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은 올해 2월 반대 의견서를 심사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안티모니 제조 기술은 올해 5월 정부 심사에서 국가핵심기술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지 못했다.

고려아연은 국가핵심기술 신청 및 지정 절차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국가경제와 안보에 직결되는 기술을 우리 정부와 함께 보호하고 대한민국 고유의 기술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또 미국 제련소 건설 과정에서도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으로서 우리의 기술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독자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전 세계가 핵심광물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시기에 국내 유일의 핵심광물 허브로서 기술을 보호하고 고려아연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과제가 매우 중요하다"며 "제3의 기업에 의한 기술 탈취 움직임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함께 국가핵심기술 보호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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