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실체 없는 '집사게이트'···재계 "무리한 수사가 경영활동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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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없는 '집사게이트'···재계 "무리한 수사가 경영활동 위축"

등록 2025.12.29 18:24

수정 2025.12.29 19:15

차재서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자본시장법과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자본시장법과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집사게이트'를 둘러싼 수사 결과를 놓고 재계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특검이 실체 규명보다 과도한 강제수사와 여론몰이에 치중하면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시장의 신뢰도 훼손했다는 인식에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김건희 씨에 대한 각종 의혹을 수사한 특별검사팀은 지난 28일 180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김예성 씨와 IMS모빌리티 경영진 등을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정리했다.

특검팀은 지금까지 김건희 씨를 비롯해 20명을 구속기소하고 56명을 불구속기소하는 등 총 76명을 재판에 넘겼다. 다만 김건희 씨와 대기업 간 유착 여부 등 의혹에 대해선 규명하지 못한 채 사안을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다.

당초 특검팀은 IMS모빌리티가 HS효성, 카카오모빌리티, 한국증권금융, 신한은행, 키움증권 등으로부터 총 184억원을 부당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에 주목했다. 김건희 씨의 집사로 불리던 김예성 씨가 자신의 친분을 과시해 영향력을 행사했고, 투자 주체도 그 배경에 주목해 일종의 보험성으로 IMS모빌리티에 자금을 내줬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당시 회사가 순자산(556억원)보다 부채(1414억원)가 많은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였다는 점도 의구심을 더했다.

그러나 관련 사안이 거론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특검 역시 대기업이 투자를 통해 편의를 받았다는 등의 증거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재계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보여주기식 수사로 기업과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혔다는 지적이다.

특검팀은 지난 7월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김익래 전 키움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에 대해 소환을 통보했다.

그러나 각 기업이 주요 현안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일례로 조현상 부회장의 경우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ABAC(APEC 기업인자문위원회) 의장으로서 국내에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와중이어서 일정을 조율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HS효성만 봐도 검찰의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자 8월 1일 이 회사의 주가는 전날 대비 7% 이상 내려앉았다. 기업과 경영진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 결과다.

실제 특검팀은 집사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기업 경영진에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는 해외 투자 유치,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등 기업 활동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전 정권과의 유착 의혹 등 추가적인 정치 쟁점까지 더해지면서 또 다른 정쟁을 촉발하고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재계 관게자는 "사실관계를 충분히 규명하지 않은 무리한 수사가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고, 경영진에 대한 이미지 훼손까지 초래했다"면서 "대형 수사에서 기업 활동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신중히 고려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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