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형 프로젝트 잇단 수주10년 만의 최대 실적 기대감 고조
9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세비스(OCIS)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해외수주액은 429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86억달러 대비 약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10월 누적 기준으로는 통계 집계 이후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이다.
국내 45개 업체가 34개국에서 총 72건의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이 중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삼성물산, 현대건설, 두산에너빌리티, 삼성E&A,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한수원이 올렸다. 한수원은 올해 동유럽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187억달러)'을 수주하며 단숨에 연간 수주 196억달러로 1위에 올랐다. 두코바니 원전은 우리 해외 건설 수주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폴란드·불가리아 등 동유럽 추가 원전 사업 진출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도 플랜트·에너지 분야에서 잇따라 성과를 냈다. 삼성물산은 중동·오세아니아 지역 발전설비 사업을 중심으로 약 62억달러를 확보해 민간 부문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현대건설은 이라크 해수처리 사업, 사우디 송전선로 공사 등을 따내며 약 41억달러를 기록했다. 원전에서 담수화, 송배전까지 공종 다변화가 수주 안정성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지역별 수주 흐름도 크게 달라졌다. 체코 원전의 영향으로 유럽 수주 비중은 전체의 46.2%에 달하며 1위로 올라섰다. 금액 역시 지난해 31억달러에서 올해 198억달러로 6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중동은 110억달러로 지난해 대비 비중이 절반 이상 줄었다. 그간 특정 지역에 지나치게 쏠렸던 해외 수주 구조가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태평양·북미는 39억달러에서 55억달러로, 아프리카는 1억달러에서 6억달러로 늘었다. 아시아는 50억달러로 소폭 증가했고 중남미는 9억달러에서 6억달러로 감소했다.
건설사들은 연말까지 중동·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추가 수주전에 나선다. 사우디 '네옴(NEOM)' 프로젝트와 카타르 LNG 플랜트 추가 발주 등이 기대되면서 업계에서는 올해 해외 수주 500억달러 돌파가 무난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역시 '수출·수주 외교지원단'을 출범시키는 등 해외 수주 지원에 힘을 싣고 있다. 외교부와 경제부처, 산업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로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외교적 지원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주 규모 증가보다 '수주 구조가 바뀌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중동은 대형 사업이 많지만 유가 변동과 지정학 리스크로 발주 불확실성이 큰 시장이다. 반면 유럽은 정치·시장 불안이 상대적으로 적고, 한국이 강점을 보이는 원전·플랜트·신재생 분야 수요가 꾸준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양적 성장뿐 아니라 수주 지역·업종이 넓어지면서 수익 안정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올해 목표 500억달러를 넘어 내년 이후 흐름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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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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