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가계대출 연간 목표 초과···시중은행 주담대 문턱 높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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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연간 목표 초과···시중은행 주담대 문턱 높아질 듯

등록 2025.11.23 14:01

양미정

  기자

대출 증가 7월 이후 일 평균 최고치 기록주담대 규제 강화로 신용대출 유입 가속은행마다 한도 관리·플랫폼 제한 움직임

은행,은행 상담,창구,물가,고금리,저금리,금리,금융상담,대출, 여신, 부동산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은행,은행 상담,창구,물가,고금리,저금리,금리,금융상담,대출, 여신, 부동산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가계대출 증가세가 연간 관리 목표 수준을 넘어서면서, 은행권이 연말을 앞두고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취급 조정에 나서고 있다. 가계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수도권 주택가격 조정이 뚜렷하지 않을 경우, 내년 초 새 총량 목표가 설정되더라도 은행권의 대출 취급 속도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정책대출 제외)은 이달 20일 기준 7조89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금융당국에 제출한 관리 목표치 5조9493억원을 32.7% 상회하는 규모다. 은행별 증가폭도 목표치를 소폭 넘긴 수준부터 50% 이상 초과한 경우까지 다양하다. 5대 은행 가운데에서는 NH농협은행만 증가액(1조8000억원)이 목표치(2조1200억원)에 미달해 여유가 있는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10·15 대책 이전 성사된 주택 거래의 대출 실행 시차, 주택담보대출 수요 지속, 그리고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과 맞물린 신용대출 수요 증가 등이 올해 증가 규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분양·매매 계약의 실행 시점, 시장 변동성 대응을 위한 자금 수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간 증가 속도에 맞춰 은행들은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취급 조정에 들어갔다. KB국민은행은 22일부터 비대면 채널에서 올해 실행 예정인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중단했으며, 타행 대환대출과 'KB스타 신용대출' 등도 같은 날 접수를 차단했다. 대면 창구에서도 24일부터 올해 실행분 주담대 신규 접수가 제한된다. 하나은행도 25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의 신규 취급을 일정 기간 조정할 계획이다.

신한·우리은행 등 다른 은행으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해당 은행들 역시 상황에 따라 비슷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2월은 전통적으로 대출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지만, 타행 조정으로 수요가 몰릴 경우 대응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일부 상품 한도를 월별로 조정하고, 신용대출의 플랫폼 유입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증가 속도를 관리하고 있다.

대출 조정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20일 기준 769조2738억원으로, 11월 들어 2조6519억원 증가했다. 이는 10월 전체 증가 폭(2조5270억원)을 이미 넘어선 규모이며, 하루 평균 증가액(1326억원)은 7월 이후 가장 빠른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은 1조1062억원 늘어 전월보다 증가 폭은 둔화됐지만 일일 증가 속도는 소폭 빨라졌다. 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1조3843억원 늘어 2021년 7월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 규제 강화로 계약금·중도금 마련에 신용대출을 활용하는 사례가 있고,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 자금 수요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까지 증가 흐름은 추세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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