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최태원 회장 "한일 '저비용 사회'로의 전환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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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한일 '저비용 사회'로의 전환 고민해야"

등록 2025.11.21 20:42

정단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21일 일본 도쿄대 야스다 강당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5'의 비즈니스 리더 세션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와이 무츠오 일본경제동우회 회장 대행 겸 일본담배산업 이사회 의장. 사진=SK 제공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21일 일본 도쿄대 야스다 강당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5'의 비즈니스 리더 세션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와이 무츠오 일본경제동우회 회장 대행 겸 일본담배산업 이사회 의장. 사진=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1일 "한국과 일본은 더 빠른 이익을 추구하는 전통적 자본주의의 한계를 넘어서, 사회 전체 비용을 낮추는 '저비용 사회'로의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부터 이틀간 일본 도쿄대 야스다 강당에서 열리는 '도쿄포럼 2025'에서 비즈니스 리더 세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전통적 자본주의는 간단한 메커니즘으로 운영된다"며 "첫째, 민간 부문이 효율성, 즉 이윤을 극대화하면 정부는 기업들이 창출한 이윤에 비례해 세금을 부과하고 그 세금으로 사회 문제를 처리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부문은 복지 수요와 환경 문제 등 사회 문제에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정부는 이걸 해결해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런 시스템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며 "현대의 자본주의에서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비용이 너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지난 세월 동안 자본주의는 효율성을 강조했지만, 사회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자본주의는 자발적·의욕적 두뇌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며 "인센티브가 실제로 모든 차이를 만든다고 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SK그룹의 경영 철학인 SKMS(SK Management System)의 핵심 요소인 '자발적·의욕적 두뇌활용(VWBE)'을 예시로 들기도 했다. 자본주의는 본래 우리의 탐욕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두뇌 활용을 통해 해결책을 찾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동력이라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SK는 10년 동안 100개 이상의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사회성과인센티브(SPC, Social Progress Credit)를 실험해왔다"며 "그간의 경험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실제로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저비용 사회(low-cost society)'"라며 "세금 부담은 줄고, 사회는 더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비즈니스에는 더 많은 여유가 생기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이 저비용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협력축으로 크게 세가지를 제안했다. 우선 한국과 일본은 모두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에너지를 함께 저장하고, 함께 공유하고, 함께 운용하면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로는 고령화로 급증하는 의료비 문제는 양국이 각각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중복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보험 체계가 다르더라도 일부 상호 인정 제도를 도입하면 양국의 고령층이 서로의 의료·요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사회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셋째로는 스타트업 협력을 통해 한·일 양국을 '사회 문제 해결 테스트베드'로 만들 수 있다고 봤다. 사회 문제를 해결한 스타트업에 사회적가치 크레딧을 부여한다면 사회 비용 절감과 혁신 생태계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 회장은 "이러한 접근은 한·일이 공동으로 새로운 자본주의 모델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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