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 넘어 '생애 설계'로···토스뱅크, '은행의 역할' 다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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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넘어 '생애 설계'로···토스뱅크, '은행의 역할' 다시 쓴다

등록 2025.11.20 13:43

박경보

  기자

출산·육아·노후로 이어지는 생애 기반 금융 접점 확대가족과 생활을 하나로 묶은 '관계형 금융' 기술 내재화 개인정보 처리 등 소비자 보호 강화는 향후 해결과제

사진=토스뱅크 제공사진=토스뱅크 제공

토스뱅크가 고객의 생애와 생활을 하나로 묶는 '관계형 금융'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출산과 육아 단계부터 접점을 넓힌 뒤 자녀 계좌 관리, 부부 자산관리, 일상과 소비까지 연결하는 방식이다. 단순한 상품 경쟁에서 벗어나 고객의 삶 전 주기를 중심에 두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은행업의 본질이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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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토스뱅크가 고객 생애 전 주기를 아우르는 '관계형 금융' 전략 본격화

출산·육아부터 가족, 부부, 일상까지 금융 서비스 연결

은행업의 본질적 변화로 평가

자세히 읽기

태아적금, '우리 아이 얼굴 미리보기' 등 임신 단계부터 금융 접점 확대

자녀 계좌 보호자 2인 등록, 가족 단위 관리 체계 도입

모임통장·부부통장·함께 쓰는 캘린더 등 생활 공유형 금융 확장

맥락 읽기

고객 생애 전체를 하나의 금융 흐름으로 묶는 전략 집중

중장년·시니어 전담 조직 신설, 라이프케어·자산관리 서비스 준비

외화통장·기업대출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

주목해야 할 것

AI 기반 신용평가·리스크 예측 등 기술 내재화 추진

국내외 시장 겨냥해 플랫폼 경쟁력 강화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관계 기반 금융' 모델 구축

체크포인트

개인정보 보호·데이터 투명성 등 소비자 보호 과제 대두

가족·부부 간 권한 분쟁 등 새로운 갈등 가능성

생애주기 설계가 은행권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토스뱅크가 지난달 선보인 '태아적금'이 출시 한 달이 채 되기 전 누적 계좌 1만좌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가입 고객 가운데 4명 중 3명이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으로 나타나 출산을 준비하는 주요 연령층의 수요가 집중됐다. 초기 금융 접점을 임신 단계로까지 끌어올리며 예비 부모 세대를 선점하려는 전략이 통한 셈이다.

토스뱅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우리 아이 얼굴 미리보기' 기능도 함께 도입했다. 부모의 얼굴을 기반으로 미래 아기의 모습을 예측해주는 체험형 서비스로, 예비 부모가 임신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토스 앱으로 유입되도록 설계된 게 특징이다.

토스뱅크는 '아이서비스'에서도 가족 단위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부모 모두가 자녀 계좌를 함께 관리할 수 있는 보호자 2인 등록 기능을 도입해 송금, 증명서 발급, 해지 등 핵심 업무를 공동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가족 전체의 금융 의사결정이 한 화면에서 이뤄지는 방식으로, 금융의 기본 단위를 개인에서 '가족'으로 넓힌 접근이라는 평가다.

토스뱅크는 가족 단위를 넘어 부부와 커플의 일상까지 아우르는 '생활 공유형 금융'도 넓히고 있다. 모임통장과 부부통장을 통해 자산·예산·지출을 함께 설계하는 구조를 만든 데 이어 일정과 소비를 한 화면에서 기록하는 '함께 쓰는 캘린더' 서비스까지 도입했다. 공동 지출과 일정 관리가 토스 앱에서 가능해지면서 생활 전반을 하나의 금융 동선으로 묶을 수 있게 됐다.

토스뱅크는 중장기 전략에서도 생애 전 주기 확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40대 이상 고객 비중이 절반에 이르자 중장년·시니어 전담 조직을 신설해 라이프케어·자산관리 등 비금융 영역과 연동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외화통장에는 송금 기능을 더해 해외 거주 가족·유학생까지 아우르는 관계 기반 수요를 흡수하고, 보증 기반 기업대출로 여신 포트폴리오의 균형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 상품 라인업 확장 대신 생애 '연결'에 집중


토스뱅크의 개별 상품을 늘리는 방식을 넘어 서비스 간 연결을 통해 고객의 생애 전체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데 집중했다. 예비 부모는 태아적금으로 첫 접점을 만들고, 출산 이후에는 자녀 금융과 가계 자금을 동시에 관리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부부통장과 생활 캘린더로 가계 자산과 일상 운영까지 플랫폼 안에서 처리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여기에 중장년·시니어 전담 조직이 준비 중인 라이프케어·헬스케어·자산관리 서비스가 더해지면 동일한 고객이 노후까지 토스 플랫폼을 이탈하지 않는 구조가 완성되는 셈이다.

토스뱅크는 기술 내재화와 글로벌 확장 전략도 구체화하고 있다. 자체 신용평가 모형(TSS)에 AI 기반 리스크 예측 기능을 결합해 정확도를 높이고, 신분증 위변조 탐지 기술 등을 고도화하면서 내부 기술 역량을 표준화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동시에 동남아와 선진국을 대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인 토스뱅크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관계 기반 금융' 선도···개인정보 처리 투명성 확보해야



은행권도 토스뱅크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출산부터 육아, 생활, 노후 서비스에 이르는 생애 전 주기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연결하는 방식은 기존 은행에서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도 데이터 기반 개인화나 시니어 공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관계 기반 금융'을 플랫폼에서 구축한 사례는 드물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생애주기 기반 서비스는 고객의 일상 패턴과 가족 관계, 소비 흐름까지 수집하기 때문에 정보의 민감도가 기존 금융 서비스보다 높은 편이다. 태아 단계부터 시니어까지 모든 접점이 하나의 앱으로 묶이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처리 과정의 투명성 등 소비자 보호 강화가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가족 간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대한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부부 간 자산 관리, 자녀 계좌 공동 관리 등이 확대될수록 권한 등에 대한 복잡한 갈등이 생길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개인 단위가 아닌 가족과 생애를 중심 축으로 삼으며 차별화된 성장 동력을 확보한 모습"이라며 "데이터 기반 생애주기 설계는 앞으로 은행권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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