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전장 주문 폭발에 MLCC 생산 한계치···"더 찍어낼 라인 없다"3분기 만에 연간 실적 추월···삼성전기, 무라타 따라잡기 시동전장 MLCC 성공 시 장덕현 연임 '굳히기'? 업계 "판도 뒤집힐 것"
18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MLCC를 담당하는 컴포넌트사업부의 3분기 공장 가동률은 99%였다. 첨단 전자부품 라인이 90%만 넘어도 고효율로 평가되는 점을 고려하면 생산이 한계치에 육박했다는 의미다. 생산능력 8420억개 중 8336억개를 실제 생산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83% 대비 16%포인트 급등했다.
컴포넌트사업부 가동률은 올해 내내 90% 이상을 유지했다. 이 영향으로 1~3분기 누적 매출은 3조734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3조7624억원)을 사실상 추월했다. 전체 매출의 46%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자 '효자 사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컴포넌트사업부 매출의 80~90%를 차지하는 MLCC가 이번 호황의 중심이다. 삼성전기는 중국 톈진(IT·전장), 필리핀(IT), 부산 등 3개 생산 거점을 운영 중이며 최근 필리핀 라인 증설도 검토 중이다. 업계는 AI 서버 신제품 출시와 전기차·산업 장비용 초고사양 MLCC 수요가 겹치며 고부가 MLCC 공급이 '타이트'해졌다고 분석한다.
다만 매출 구조는 여전히 IT 기기 의존도가 높다. 3분기 중국 매출은 3조1941억원으로 스마트폰 비중이 크다. 삼성전기가 전장을 '신성장축'으로 키우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장 MLCC는 탑재량이 스마트폰(약 1000개) 대비 30배 수준인 약 3만 개로 수익성이 높다. 삼성전기는 보쉬를 통해 BMW·벤츠·아우디에 공급하고 있으며 BYD도 고객사다. 최근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 방한 당시 장덕현 사장이 직접 회동에 나선 것도 전장 시장 확대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저가 제품 비중을 줄이고 AI 서버·전장용 MLCC 중심으로 믹스를 바꾸면서 무라타와 구조가 비슷해지고 있다"며 "무라타의 3분기 컴포넌트 사업 영업이익률이 28.8%에 달한 만큼, 체질 개선이 본격화되면 양사 간 수익성 격차도 자연스럽게 좁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덕현 사장은 현장을 방문하며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장 사장은 지난달 삼성 창립 52주년 계기 부산 MLCC 거점을 방문하며 "AI·전기차·서버 등 성장 시장을 중심으로 기술 차별화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를 MLCC 호황을 놓치지 않고 하반기 실적을 밀어붙이려는 행보로 본다.
장 사장은 취임 4년 차로, 지난해 삼성 계열사 수장 교체기에도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했다. 전자업계 대표 교체 주기(3~4년)와 연말 인사 시기를 고려하면 거취가 다시 주목되지만, MLCC 슈퍼사이클과 체질 개선 성과가 맞물리며 "연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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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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