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사회 열어 매출 목표액 수정···'전년比5~6% 감소"유럽 반덤핑 관세 조치·美 전기차 판매 보조금 중단 원인주요 고객사 'GM'의 재고 조정···합작공장 2곳 일시 가동 중단도
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올해 1월 설정했던 '전년 대비 5~10% 성장' 매출 목표액을 연말을 불과 두 달을 남긴 시점에서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중반 수준 감소'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연매출 목표가 기존 26조8800억~28조1600억원에서 24조3200억~24조600억원 수준으로 최대 4조원가량 축소되는 것이다. 다만 증권가들은 이보다 더 비관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는 23조303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9%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매출 가이던스를 수정한 것은 2021년 말 LG화학에서 분사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에도 회사는 '전년 대비 -20% 이상'의 매출 감소를 반영하며 목표치를 크게 낮춘 바 있다. 분사 초기 2년간 30% 이상 고성장을 이어가며 배터리 업계의 '모범생'으로 불렸던 LG에너지솔루션이지만, 최근 몇 년간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실제로 2023년 33조700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5조6000억원으로 약 7조원 줄었다. 이로 인해 출범 당시 내세웠던 '2024년 매출 30조원 달성' 목표도 사실상 무산됐다.
매출 하향의 가장 큰 원인은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판매 둔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제너럴모터스), 테슬라,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르노 등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데 올해는 상반기 유럽, 하반기 미국 시장 모두에서 수요 부진의 영향을 고르게 받았다.
특히 유럽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덤핑 관세 조치 이후 현지 OEM들이 향후 가격과 공급 전략을 전면 재조정하며 새로운 발주 대신 기존 보유 배터리 재고를 소진하는 방식으로 판매 전략을 전환했다. 이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의 유럽 생산 거점인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가동률이 약 51.3%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반기 들어 유럽 완성차들이 회복됐지만 동시에 미국 불확실성이 시작됐다. 지난 9월 30일부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종료되면서 북미 고객사들의 발주량이 급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 중 약 30%를 차지하는 GM이 올해 주문량을 30GWh에서 25GWh로 17%가량 줄인 데 이어, 다른 북미 완성차 업체들도 생산량을 축소하고 있다. 결국 회사는 이번 이사회에서 매출 수정과 함께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적용 규모도 기존 45~50GWh에서 35~40GWh로 조정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 중단의 여파로 2026년 미국 BEV(배터리 전기차) 판매량은 132만8000대로 2025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20% 이상 감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 부진을 겪는 BEV 대신 HEV(하이브리드차)를 주력 차종으로 전환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내년 매출을 26조9348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공장 가동 중단 이슈도 매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내년 1월 5일부터 오하이오주 워런(35GWh)과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있는 배터리 공장(50GWh)을 가동 중단하고 내년 중반 생산 재개할 계획이다. 최소 4개월 이상의 가동 중단으로 출하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에도 미국 ESS 판매량 증가세는 이어지겠지만, 매출 비중이 훨씬 큰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특히 전기차 판매 보조금은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낮은 전기차 시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만큼,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해당 정책이 부활하지 않는다면 그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은 끊임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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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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