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P에 따르면 한국 기업 중 최소 2개 사가 미국 내에 계획했던 투자 프로젝트를 철회했고, 최소 4개 사가 일시 중단했던 대미 투자의 보류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상공회의소 산하 미국-한국 경제 협의회 회장을 지낸 태미 오버비 국제 비즈니스 컨설턴트는 "한 한국 기업이 미국 내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었으나,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과 위험을 우려해 결국 한국에서 공장을 확장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전했다.
덴버 소재 법률회사 '홀랜드 앤드 하트'의 크리스 토머스 이민 변호사 역시 "한국의 한 대형 IT 기업이 이번 사건 이후 미국 진출 계획을 접고 한국이나 인도에서 입지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이민 당국은 지난 9월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300명 이상의 한국인 노동자를 구금했고, 노동자들은 정부 간 협상 끝에 구금 7일 만에 석방됐다.
이번 사건은 한국과 미국 간 경제 협력의 상징적 현장에서 벌어진 만큼 대규모 대미 투자에 치명적 불확실성을 남겼다.
한미 양국은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합의했지만 이민 단속의 여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토머스 변호사는 "이번 단속의 여파로 일본과 한국 기업, 그리고 몇몇 다른 고객사들이 '당분간 모든 것을 보류하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이러한 투자 위축의 배경에는 이민 단속 탓도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새로운 비자 규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WP는 짚었다.
미국에 투자한 동아시아 기업들을 대리하는 변호사나 컨설턴트들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적자들이 미국에 출장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불안감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직 비자(H-1B)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면서 더욱 커졌다.
국제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 인트라링크의 조너선 클리브 한국 대표는 "직원들이 미국 파견을 꺼리는 마음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WP에 보낸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투자 친화적인 경제로 만드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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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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