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28년 만에 사명 변경 검토 중'소프트' 떼고 AI 등 사업 다각화 구상"한정적 이미지 탈피 가능···재도약 시동"
27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최근 사명에서 '소프트'를 제외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이는 회사가 설립된 지 약 28년 만이다. 엔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명 변경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인정했다.
1997년 3월 김택진 창업주(現 공동대표)가 설립한 엔씨는 IT 벤처기업 개념이 생겨나던 시대에 탄생한 회사다. 당시 국내에는 '벤처기업육성법'이 입법화되는 등 창업 붐이 일기 시작했고, 그 후 벤처기업 수는 우후죽순 늘어났다.
창업 초기 엔씨는 '엔씨소프트'라는 사명에 맞게 오피스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로 출발했다. 그로부터 1년 후인 1998년 9월, 엔씨의 대표 게임으로 자리 잡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를 개발해 서비스하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게임 회사로 거듭났다.
엔씨는 '아이온', '블레이드 앤 소울' 등 다양한 MMORPG 게임을 만들어 내며 개발 명가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이후 AI가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신기술로 주목받자, 엔씨 역시 일찌감치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실제로 2011년 엔씨는 게임업계 최초로 'AI연구센터' 조직을 만들었으며, 2015년에는 생성형 언어모델을 연구하는 자연어처리(NLP) 센터를 설립했다. 이후 김 대표는 2018년 사내 AI 콘퍼런스에서 "AI가 만드는 미래는 모든 것이 데이터가 되는 시대"라며 "프로그래밍이 아닌, 데이터를 학습하는 시대로의 전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사명 변경 추진도 이 같은 시대 변화에 발맞춰 나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그간 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의 줄임말인 '소프트'가 사명에 포함돼 단순 인터넷·게임 회사로 인지된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에 회사는 2020년 1월 회사 로고에서 '소프트'를 제외하는 변화를 주기도 했다.
엔씨의 약어 의미 역시 지속적으로 변화를 거듭해 오고 있다. 창립 당시에는 '미래를 이끄는 회사'인 '넥스트 컴퍼니(Next Company)'로 해석됐다. 2000년대 초반 '리니지'의 성공으로 급성장하던 시기 '영화를 뛰어넘는 게임을 만들자'는 의지에서 '넥스트 시네마(Next Cinema)', 그다음에는 회사의 끊임없는 도전 의미인 '네버엔딩 체인지(Neverending Change)' 뜻이 붙었다.
기업명이 '엔씨'로 확정될 경우 엔씨문화재단을 비롯해 ▲NC AI ▲NC QA ▲NC IDS 등 엔씨 기반 명칭을 사용 중인 자회사들과 브랜드가 통일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소프트라는 사명은 한정적이라는 이미지가 있을 수 있다"며 "향후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경우 바뀐 사명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엔씨가) 올해 초 NC AI를 분사하는 등 신사업과 재도약에 진심인 모습을 보여왔다"며 "이번 사명 변경 추진도 재정비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 부진한 실적도 차근히 개선해 나가기 위함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명 변경안이 확정될 경우 내년 초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식 안건으로 상정될 전망이다.
뉴스웨이 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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