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철수설, 생산 계획 제시로 '일단락'내수 부진 심각···향후 국내 사업 행보 '주목'국내 차종 2개뿐···신차 라인업 추가 필요성
내수 점유율 1%대 '뚝'···'철수설' 힘 실린 이유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의 내수 점유율은 2018년 12%에서 올해 1.8% 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연간 판매량은 약 9만대에서 올해 9월까지 누적 1만1785대로 급감했다.
이 같은 내수 침체는 회사의 수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본격화됐다. 2018년 군산공장 폐쇄 이후, 한국GM의 생산·판매 전략에서 큰 변화가 있었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물량 공급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올해 한국GM 수출 비중은 96.7%까지 치솟으며 내수 판매의 30배를 넘겼다.
올해 한국GM의 철수설이 제기됐던 것도 결국 내수 시장 위축에서 비롯됐다. 국내 판매 기반이 약화하면서 사업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됐고, 주요 수출국인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자 경영 리스크가 한층 가중됐다.
사실 한국GM의 철수설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반복됐다. ▲2013년 유럽 시장 쉐보레 브랜드 철수 ▲2018년 군산공장 폐쇄 ▲2020년 이후 지속된 내수 시장 침체 ▲대대적인 구조조정 등 위기 국면마다 철수 논란이 불거졌다. 올해 역시 대내외 겹악재가 누적되면서 철수설에 한층 힘이 실렸다.
다만 한국GM은 업계에 퍼진 철수설을 두고 '오해'라고 해명했다. 실제 회사는 지난달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과정에서 "2028년 이후 생산 계획이 수립돼 있다"는 내용을 밝히면서, 국내 사업을 이끌 거란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다양한 신차 라인업, 파트너십 강화 등 노력 필요
최근 회사의 철수설이 다소 가라앉으면서 한국GM이 내수 회복을 위한 전략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글로벌 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내수 시장 반등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이 국내 신차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생산되는 GM 차종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2개뿐이다. 신차를 제때 들여오지 못한 탓에 내수 부진과 경쟁력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격경쟁력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내수 침체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가장 판매량이 높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저가형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로 합리적인 가격을 갖추고 있지만, 이외에 가격 우위를 내세울 만한 별다른 차량이 없어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 성능 면에서 우수한 '트레일블레이저'의 경우에도 타사 동급 모델과 비교해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일각에선 한국GM이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생산 체제의 안정성을 확보하며 점차적인 내수 회복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지난해 미국GM과 현대차가 맺은 업무협약(MOU)을 기반으로 공급망 안정화 효과를 기대해 볼 수는 있겠지만, 향후 한국GM과 국내 기업 간 직접적인 협력을 통해 내수 시장에서의 빠른 경쟁력 회복이 가능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의 차종도 2개뿐이고 관세 부담 문제도 남아 있어, 철수설을 완전히 잠재우긴 힘들다"며 "근본적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 '철수설'의 명분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다양한 차량 라인업이 필요하다"면서 "미국 본사를 설득해 이 같은 전략을 추진하면 좋고, 필요하면 현대차 등 국내 업체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존재감을 키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GM은 '철수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회사는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 '슈퍼크루즈'를 탑재한 캐딜락 신차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며, 수출 모델인 '뷰익 엔비스타'의 국내 출시도 현재 검토 중에 있다. 여기에 최근 노조의 제안을 수용해 '직영 서비스센터 활성화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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