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다·다라즈 등 글로벌 플랫폼 연동 본격 시작국내 시장 침체에 글로벌 성공 방정식 찾기판매자 60만명, 역직구 간편화로 진출 확대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최근 G마켓 대표이사로 라자다 출신 제임스 장을 선임했다. 알리바바그룹의 동남아시아 핵심 법인 라자다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CEO를 거친 장 대표는 이커머스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략에 방점을 찍을 적임자다. 이번 인사는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스'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후속 조치다.
사실상 G마켓의 내수 시장에서의 고전은 숫자로도 증명된다. 국내 이커머스의 양대 산맥인 쿠팡과 네이버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장악한 가운데, G마켓의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쿠팡의 MAU는 3422만명, 알리익스프레스는 920만명이었다. 이에 비해 G마켓은 668만명, 옥션은 266만명에 불과하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하향 곡선을 그렸다. G마켓은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이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지난해 9월에는 그룹 편입 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올 상반기 누적 적자만 419억 원에 이른다.
국내에서 재기를 노리기엔 업황 사정도 좋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5 유통산업 전망'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관련 기업의 64.6%는 내년 시장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부정적 평가의 배경으로는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78.7%로 가장 많았고, 이어 '물류·광고비 등 비용 상승'(63.8%), '중국 커머스 기업의 국내 진출 확대'(51.1%) 순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온라인쇼핑 거래액 증가율은 2022년 10.3%, 2023년 8.3%, 2024년 5.8%로 점차 둔화 추세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이커머스 업체들은 해외 진출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모색한다.
결국 신세계가 국내에서 밀린 판을 뒤집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역직구'다. 제임스 장 선임 직후 G마켓은 라자다와 제휴를 체결하고, 입점 셀러 약 60만명의 상품 2000만 개를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5개국에 연동해 판매하기로 했다. 판매자는 ESM PLUS에서 간단한 등록 절차만 거치면 되고, 상세 페이지는 자동 번역되며 물류는 인천 라자다 센터까지만 보내면 되는 간편 시스템이다.
이번 제휴는 알리바바와의 조인트벤처 성과이자, 신세계가 내세운 '글로벌 셀러 진출 전략'의 시발점이다. 라자다 외에도 알리바바 산하 다라즈(남아시아), 트렌디오르(터키·유럽), 미라비아(스페인어권) 등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알리익스프레스 내 K-브랜드 전용관 'K-Venue' 입점도 추진 중이다.
다만 해외 시장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해외직구는 1억8184만 건(약 8조4000억원), 역직구는 6117만 건(약 4조원)으로 여전히 해외직구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역직구의 71%는 소액·비상업용 물품으로 분류돼 실질적인 수익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해외 시장 공략은 장기 성장 전략에 있어 중요하다"면서 "다만, 역직구 시장은 이미 뛰어들 만한 셀러들은 진입한 상태다. 플랫폼 제휴가 얼마나 실질 매출로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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