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부터 디저트, 음료까지···할랄 공략 확대현지 생산 확대 등···생산 거점 확보에 '총력'국가별 인증 기준 상이···표준화 필요성 제기
1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할랄 식품 시장은 올해 기준 2800조원 규모로 오는 2037년에는 9조6700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할랄 시장의 주요 소비층인 무슬림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약 24%에 해당하는 20억명 규모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할랄 식품 시장의 성장세에 맞춰 국내 식품업계도 현지 생산과 인증 확대를 통해 동남아와 중동을 중심으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카자흐스탄에서 제로 젤리를 현지 생산하며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카자흐스탄 식품법을 적용한 제품 생산을 통해 최근 증가하고 있는 카자흐스탄에서 디저트 수요를 겨냥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자흐스탄은 인구의 절반 가까이에 달하는 46%가 이슬람교도인 만큼 인증 유무가 시장 진입의 성패를 좌우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인도네시아에서 할랄 인증을 받은 밀키스를 주요 편의점 체인 인도마렛, 로손, 패밀리마트 등에 입점시키며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현지 편의점 유통망을 기반으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향후 중동 시장까지 진출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PC는 올해 초 말레이시아 조호르에 대규모 생산 센터를 준공했다. 하루 최대 30만개, 연간 1억개 이상의 제빵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해당 공장은 동남아시아 시장과 중동 시장을 아우르는 생산 기지로 설계됐다. 파리바게뜨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SPC그룹은 해외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무슬림 인구가 집중된 동남아 시장과 중동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할랄 인증 생산거점 확보가 해외 매출비중 확대에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라면업계도 할랄 시장으로의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심은 할랄 전용 라인을 갖춘 부산 공장에서 생산한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짜파게티 등 주력 제품군을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 무슬림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오뚜기는 베트남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라면 제품에 할랄 인증을 받으며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동남아 시장으로 수출 확대에 나섰다. 동원홈푸드는 아산 사업장에 할랄 전용 분말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인도네시아 할랄제품보증청(BPJPH)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해당 생산 라인에서 제조한 제품을 현지 가공업체와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로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할랄식품 수요는 무슬림 소비자층을 넘어 비무슬림 시장으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또 건강과 원료 안전성을 중시하는 글로벌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식품으로 할랄 인증 식품이 주목 받고 있다.
다만 높은 진입 장벽은 과제다. 국가별로 할랄 인증 기준이 상이하고 절차가 복잡해 통상적으로 인증 획득을 위해 수개월 이상 소요된다. 일부 국가는 정치·종교적 요인에 따라 규제가 강화되거나 인증 비용이 상승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와 국제 표준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소비층이 두터운 동남아시아 시장과 중동 시장에 K-문화가 확산하면서 최근 수요가 늘고 있다"며 "할랄푸드는 무슬림뿐 아니라 건강과 품질을 중시하는 글로벌 소비자까지 아우르는 프리미엄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어 국내 식품기업에게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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