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독성 항암제 글로벌 판권 확보알림타·젬타 이어 세 번째 항암제LBA 내재화로 영업이익률 상승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최근 사노피와 탁소텔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최대 1억7500만 유로(약 2878억원) 규모다. 인수 대상 국가는 한국, 중국, 독일, 스페인 등 19개국이며 남미 및 중동 일부 지역도 포함됐다. 각국 규제당국의 승인을 거쳐 권리가 순차적으로 이전된다. 보령은 탁소텔을 충남 예산캠퍼스에서 직접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탁소텔은 도세탁셀(docetaxel) 성분 기반의 세포독성 항암제다. 유방암·전립선암·위암·두경부암 등 주요 고형암 치료에 널리 사용된다. 1995년 미국 FDA 허가를 받은 이후 세계적으로 처방돼 왔으며 도세탁셀은 WHO(세계보건기구) 지정 필수의약품에 포함돼 있다. 사노피에 따르면 탁소텔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약 7000만유로(약 1154억원)에 이른다.
이번 인수는 보령이 추진해온 LBA(Legacy Brand Acquisition) 전략의 연장선이다. LBA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브랜드와 사업권 전체를 인수해 직접 생산 및 유통하는 방식이다. 고정 수요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다.
보령은 앞서 미국 일라이 릴리로부터 항암제 '알림타'와 '젬자',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의 국내 권리를 순차적으로 인수한 바 있다. 이번 탁소텔 계약은 처음으로 글로벌 사업 전반을 포함한 인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령은 인수 이후 자가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제형 개선 등 내재화 전략을 통해 수익성 개선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항암제 '젬자'의 연간 처방액은 2020년 143억원에서 올해 295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알림타'도 같은 기간 210억원에서 269억원으로 약 28% 늘었다. 액상 제형 도입을 통해 병원 현장의 조제 편의성을 높인 점이 처방 확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탁소텔 역시 제형 개선 등 추가 R&D를 통해 제품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보령은 현재 국내 항암제 시장 점유율 1위다. 올해 상반기 항암제 매출은 1115억원, 전체 매출은 4921억원, 영업이익은 363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7.4%를 기록했다. 2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10.1%로, 분기 기준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회사 측은 "탁소텔 인수를 계기로 세포독성 항암제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고, 보령만의 차별화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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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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