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업 CEO 소집한 이찬진 "고위험 상품보단 고객 보호에 집중"

CEO 간담회서 IT리스크·법 준수 재확인

고객 보호가 최우선, 고위험 거래 자제 당부

시장 안정성·IT 인프라 관리 강화 요구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드림플러스에서 열린 가상자산사업자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가상자산사업자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소비자보호를 강하게 주문했다.

30일 오후 2시 강남구에서 열린 가상자산사업자 CEO 간담회에는 이찬진 원장을 비롯해 가상자산감독, 조사국이 참석했다. 원화거래소에서는 오경석 두나무 대표, 오세진 코빗 대표, 차명훈 코인원 의장, 최한결 스트리미 부대표가 참석했다. 원화거래소 중 빗썸의 이재원 대표는 이번 간담회에 부름을 받지 못했다.

코인거래소 중에서는 돌핀, 바우맨, 포블게이트가 참석했으며 보관업자 대표로는 한국디지털에셋, 한국디지털자산수탁, DSRV가 참여했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이찬진 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가상자산 시장은 한때 투기의 산물로 치부됐지만 토큰화, 스테이블코인 등 혁신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며 "새 정부의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 정책과 맞물려 앞으로도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이용자가 1000만명을 상회할 정도로 크게 성장해 왔다"며 "이러한 성장과 발전은 이용자를 단순한 이익 창출의 대상이 아닌 상생과 성장을 위한 파트너로 존중할 때에만 지속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상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이용자 중심의 책임 경영을 확립해야 한다"며 "과도한 이벤트, 고위험 상품 출시 등 단기 실적에만 몰두한 왜곡된 경쟁보다는 이용자 시각에서 신뢰 가능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모범규준 마련 등 금융감독원과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적 오류나 관리 소홀 등에 따른 '먹통 사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러한 취약점이 보안사고로 확대된다면 최근의 사례에서 보듯 많은 국민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사업자들이 IT 인프라의 구축과 안정성 관리 등에 더욱 많은 자원을 배분해주기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시장의 근간이 되는 공정성과 투명성은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며 "이를 위해 시장감시 조직·인력 확충, 이상거래 적출 시스템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자체적인 시장감시 기능 강화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가상자산과 금융·실물경제 간 연계 확대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의 작은 충격이 금융·실물경제에 불안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자산사업자로 하여금 스테이블코인 등 새로운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파급효과를 사전에 면밀히 분석하고, 시장 급변 등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끝맺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가상자산 규율 방향,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 등 다양한 현안 사항에 관하여 의견을 나눴다. 여기에서는 가상자산 산업의 성장과 함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이용자 보호, IT 안전성, 금융시장 연계 리스크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가상자산사업자 CEO들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디지털자산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이용자 보호를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등 관련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금융당국과도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아울러, 국내 가상자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이용자 편익을 제고하면서도 공정한 경쟁과 업계 상생이 이뤄질 수 있는 규율체계의 마련 등 다양한 건의사항도 전달했다.

(왼쪽 여덟 번째)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를 비롯한 내빈들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드림플러스에서 열린 가상자산사업자 CEO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